"배당 미확정" 이유로 키움·삼성증권 등 공란 처리…금감원 "계도할 것"
증권가 전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임원보수 공시서식에 신설된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 지표를 두고 기업들의 산출 기준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산정 방식을 두고 회사마다 해석이 갈리며 비교 가능성이 저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배당 산정 시점에 대한 통일된 기준은 두지 않으면서도, 수치를 공란으로 둔 기업에 대해서는 점검을 거쳐 기재 및 정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공시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상 기업공시서식을 개정했다. 12월 결산법인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작성하는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새 서식을 적용받았다.
핵심은 사업보고서 내 '임원의 보수 등' 항목에 영업이익과 TSR 등 성과지표를 나란히 기재하도록 한 점이다. 그간 보수총액만 제시되고 성과지표는 공시되지 않아 임원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금융당국은 미국 등 주요국이 보수와 재무성과의 상관관계를 비교·공시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TSR 산식은 해당 기간 중 주가 상승분에 배당금을 더하고 기초 주가를 나눈 값이다.
◇배당 미확정 vs 기지급 반영…엇갈린 반기 TSR 산출
그러나 첫 서식이 적용된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회사 간 산출 방식의 격차가 드러났다. 일부 회사가 당기 배당액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TSR을 미기재한 것이다.
대형 상장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당기 TSR란에 "당기 배당금 확정 전으로 미기재"라는 각주를 달고 수치를 비워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해 배당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미기재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당기 TSR은 2027년 4월 지급될 배당이 결정되지 않아 산출되지 않았다"고 각주를 달았다. 두 회사 모두 2026회계연도에 귀속되는 결산배당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논리다.
문제는 이 논리를 적용할 경우 반기·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증권사는 매 반기보고서마다 TSR을 영구히 공란으로 둘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결산배당은 이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되는 만큼, 귀속 기준을 고수하면 상반기 TSR은 매번 비어 있게 된다.
반면 다수 회사는 당기 귀속 배당이 아닌, 해당 기간 중 실제로 지급된 배당을 기준으로 수치를 산출했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주가 변동이 전혀 없었지만, 지난 3월 확정된 2025년 결산배당액(주당 1,200원)을 반영해 TSR을 4.25%로 기재했다.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상반기에 지급된 지난해 결산배당과 1분기 분기배당금을 반영한 TSR을 작성했다.
동일한 반기 실적 공시에서 '귀속 기준'을 쓴 곳은 빈칸으로, '지급 기준'을 쓴 곳은 숫자를 채워 넣는 불일치가 발생한 셈이다.
배당 산정 시점 외에도 비상장 회사의 TSR 처리 방식이 엇갈렸다. 비상장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은 상장 지주사인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TSR을 각각 대체 기재했다. 반면 동일한 지주사 구조인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주사 수치를 기재하지 않고 TSR란을 비워뒀다. 상장사인 상상인증권은 별다른 각주 없이 TSR을 미기재했다.
◇금감원 "배당 기준 자율이지만 공란은 안 돼…점검 후 정정 유도"
금융감독원은 배당 산정 시점에 대한 자율성은 인정하되, 공란 처리에 대해서는 심사국을 통해 계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가 자체 기준을 정해 통일성 있게 작성하면 된다"며 "귀속연도 기준이 더 정확하지만 산출 시점에 대한 권고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 같은 혼선이 국내 배당절차 개편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금을 먼저 확정한 뒤 기준일을 정하는 선진화 방식을 도입한 기업과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기업이 혼재돼 있어, 귀속연도 기준 산출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준을 통일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어떤 기준(귀속일 또는 지급일)을 적용했는지는 각주 등을 통해 명확히 공시하도록 해야 투자자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SR란을 비워두거나 작성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점검 및 행정 지도를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이 첫 공시인 만큼 작성이 미흡할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미기재되거나 차이가 큰 사항은 안내 및 자진 정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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