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사는 고객의 보험료를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보수적이다.
이에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은 리스크를 내재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들은 'M&A 문'을 두드리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보험사들은 잇달아 M&A 의지를 밝혔다.
국내 매물인 KDB생명 인수를 접은 삼성생명은 외부 컨설팅을 거쳐 태국·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적극적인 해외 M&A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도 "사업 확장을 위한 M&A 기회를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자본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인오가닉 성장(Inorganic Growth)을 모색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러한 변화는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에서부터 포착됐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여신 기능 강화를 위해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생명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1천30억원을 달성했으며 2030년 3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DB손보는 올해 5월 말 미국 특화 보험사 포테그라 지분 100%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2조3천억원 규모의 빅딜 여파로 지급여력비율(K-ICS)은 직전 분기보다 27.8%포인트(p) 하락한 204.3%를 나타냈다. 다만, 올해 해외사업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도 작년 영국 로이즈보험사 캐노피우스에 5억8천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서 총 40%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에 상반기 지분법 손익은 1천685억원으로 247.6% 급증했다. 지분법 이익 확대뿐 아니라 양사 간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도 큰 만큼 삼성화재는 추가 지분 확대 여부를 향후 검토해 밝히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종속법인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모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지에 지사나 신규 법인을 직접 세우는 자력 진출 방식이 아닌 이미 네트워크와 수익 기반을 갖춘 현지 회사를 사들이는 M&A로 방향을 튼 이유다.
변화의 성과가 숫자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M&A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물론 인수 후 통합(PMI)과 현지 규제 리스크, 자본비율 관리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국내 보험시장 성장 절벽에 직면한 보험업계에서 M&A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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