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초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이 나 홀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10년-30년 국고채 스프레드가 지난주 한때 40bp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에 대한 구조적 수요 약화에다 30년물을 대상으로 한 스프레드 거래가 초장기물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이 수요를 줄임에 따라 10년과 30년물 금리 커브가 정상화했으며 이후 수요가 반전될 계기가 없고 정부에서도 초장기채 발행을 대폭 조정하지 않음에 따라 30년물 금리는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30년물 국고채 금리는 민평 기준 지난 14일 4.660%를 나타냈다. 지난 12일 4.685%까지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날 10년물 금리는 4.285%로 스프레드는 40bp를 찍었다.
스프레드는 14일 35bp로 소폭 낮아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6~8월 초장기물 약세의 배경으로 매수 수요 위축과 공격적인 숏 베팅을 겹친 점을 꼽았다.
보험사 외에도 기금과 외국인, 투신 등 장기물 투자자의 수급 공백이 겹치면서 30년물과 50년물 대차잔고가 5월 이후 급증했고 발행잔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기준 대차거래 잔량은 211조1천88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말인 지난 6월 29일 242조6천53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이후 31조원가량 줄었다.
대차잔고 추이를 보면 10년물과 30년·50년물의 추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50년물의 경우 지난 4월말 1조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6월 1일께에는 약 5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에도 대차잔고는 크게 줄지 않고 3조8천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30년물 대차잔고는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작년 10월 45조원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 초 75조원까지 늘었고, 지난 6월 말에는 100조원에 육박했다. 최근 소폭 줄어들었으나 91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10년물의 경우 상황이 딴판이다. 대차잔고는 5월 초 32조 수준에서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25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대차잔량이 늘어난 이후 국고채 금리가 일정 시간을 두고 상승세를 나타내는 패턴이 관측됐다.
다만 10년물의 경우 대차잔고 감소가 숏베팅 청산이나 롱베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10년 국고채 지표물인 26-6호의 경우 대차물량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여건으로 10년과 30년 스프레드 거래는 주로 10년 선물을 통해 이뤄진다고 채권딜러들은 지적했다.
A증권사의 채권딜러는 30년물을 낀 스프레드 거래에 대해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프라이머리딜러들이 30년 입찰을 앞두고 대비 차원에서 숏 포지션을 잡아두는 경우도 있고, 나머지는 수급과 금리 수준에 따라 상대가치 매매 성격의 스프레드 베팅이 수시로 오간다"고 말했다.
B증권사의 채권딜러는 10/30년 스티프너는 "10년롱(현물 또는 선물 매수)+30년 숏(대차 매도)' 조합이고 반대로 플래트너는 10년 숏(현물 대차 매도 또는 선물 매도)+30년 매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10년 현물 지표 종목은 대차가 잘 구해지지 않아 결국 10년은 선물로 포지션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0년 선물의 경우에도 매도 규모는 다른 투자주체 수급과 얽혀있어 확인이 쉽지 않다고 짚었다.
두 딜러 모두 최근에는 10·30년 보다 5·30년 조합이 스프레드 거래에 더 많이 쓰인다고 전했다.
국고채 5년과 30년물 스프레드는 지난 6월 초 10bp대 초중반에 그쳤으나 지난 12일 67bp까지 급격하게 확대되는 수순이다.
A딜러는 "초장기물은 그동안 특정 레인지 안에서 주로 움직였기 때문에 상대가치 매매를 하는 딜러들이 즐겨했으나 요새는 그 레인지를 아예 뚫어버려서 다들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다"면서 "30년물 금리 레벨만 보면 매력적인 건 맞지만, 글로벌 장기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매수가 쉽게 붙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고채 발행 정책을 다루는 정부 관계자는 최근 사견을 전제로 초장기물 수요 부족이 뚜렷해진 만큼 내년이 초장기물 발행 정책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올해는 국고채 발행 가이던스가 있으나 그 하단(30%) 밑으로 초장기를 줄이기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국고채 초장기 비중을 조정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올해는 전환기이고 내년은 본격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몰리는 단기 구간 위주로 발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차환 물량이 커지겠지만 그만큼 이자비용도 줄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30년물 비중을 줄이는 방식만으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증권사의 채권딜러는 "30년 비중을 줄이더라도 전체 발행량을 그만큼 줄이지 않으면, 부족분이 결국 2~10년 구간에 얹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30년물 발행 규모가 월간 4조원 안팎일 것이라면서 지금 금리 수준이라면 월간 2조원도 많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A딜러는 "원론적으로 장기 금리는 경기가 꺾이거나 수급이 크게 개선돼야 내려올 텐데 현재로선 단기간에 그런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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