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주식시장 호조에 발맞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또 하나의 성장통과 마주했다. 바로 상관계수 요건을 지키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4종이 상장폐지된 데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 1종도 오는 19일 상폐된다. 모두 액티브 ETF로, 상관계수가 3개월 연속으로 기준치(0.7)를 하회하면서 상폐 절차를 밟게 됐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 달리 기초지수(BM)를 추종하면서도, 운용역의 판단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해 초과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패시브 ETF 상관계수 요건이 0.9인 것을 고려하면 액티브 ETF는 0.7로 기준이 완화된다.
상관계수는 기초지수 대비 실제 ETF 수익률이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서 변동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상관계수 0.7이라는 기준은 액티브 ETF가 BM 수익률을 70%까지 복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상관계수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바로 결정계수다.
결정계수는 상관계수를 제곱한 값으로, 기초지수가 해당 ETF의 성과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액티브 ETF에 적용되는 상관계수 요건인 0.7을 대입하면 결정계수는 0.49가 된다.
이는 바꿔 말하면, 기준치(0.49)를 제외한 나머지 0.51은 펀드 매니저의 재량적 종목 선택이나 비중 조절 등 운용으로 ETF 성과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현재도 액티브 ETF는 BM을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절반 이상의 운용 자율성이 열려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ETF 상관계수 요건이 없는 '완전 액티브' 상품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0.7이란 숫자의 벽은 높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결정계수 관점까지 더하면 액티브 ETF 운용역이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받고 있다.
그런데도 상관계수 요건을 지키지 못해 상폐가 발생하는 점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보다는 운용 역량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이다.
상관계수에는 투자자와의 약속이라는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ETF가 초과 수익을 내고도, 상관계수 미달로 상폐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BM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펀드 매니저가 시장 상황을 매번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만일 운용역이 예측을 잘못하면 반대로 BM을 밑도는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당초 안내된 상품의 운용 범위를 넘어서는 위험에 노출된다.
BM이 투자자에게 안내된 상황에서 초과 성과가 났다는 이유로 상폐를 미뤄주고, 초과 손실이 발생하면 상폐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 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다.
상관계수의 제약을 없앤 완전 액티브 ETF와 같은 새로운 상품 유형을 도입하는 것과는 별개의 사안에서 바라봐야 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는 1천155개다. 이 중에서 액티브 ETF는 319개다. 종목 수 기준으로 27.6% 비중을 차지한다. 액티브 ETF가 시장의 4분의 1을 넘어선 만큼 상관계수 요건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사례는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TF 운용역의 책임과 부담이 커졌다. 펀드 매니저 등 운용역들은 상관계수, 그 의미를 꼼꼼히 되짚어봐야 할 때다.(증권부 노요빈 기자)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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