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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 거수기 논란 여전…KB·우리금융, 만장일치 '찬성'

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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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의 참호 구축을 지적하며 쇄신을 주문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일명 거수기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제출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최한 이사회에서 반대 의결권이 행사된 사례는 1건이 전부였다.

지주마다 4~8차례 이사회를 열고 21~32개 안건을 논의(보고사항 제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율이 1% 수준이다. 이밖에 기권이 한 차례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만장일치 찬성이었다.

유일한 반대 의견은 신한금융에서 나왔다.

신한금융이 지난 3월26일 개최한 임시 이사회에서 양인집 사외이사가 '이사 보수 승인의 건'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연간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동일한 30억원으로 설정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모두 찬성하며 해당 안건은 가결됐고, 이후 주주총회에서도 무난히 처리됐다.

하나금융에서는 기권이 한 차례 있었다. 이재술 사외이사가 지난 2월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 주주총회 상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

감사위원 후보 선임 판단을 유보하고 싶다는 의사 표시였다. 당시 회사는 박동문·이준서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윤심 후보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 상정한 상태였다.

마찬가지로 다수결에 밀려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해당 안은 그대로 이사회와 주총을 통과했고, 앞선 후보 4명 모두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KB금융과 우리금융에서는 아예 반대표가 없었다. 기권이나 보류, 수정 가결 등도 전무했다. 두 금융지주 이사회가 논의한 53개 안건 모두가 만장일치 찬성으로 처리됐다.

이사회뿐 아니라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반대는 '제로(0)'였다.

금융지주들은 각각 7~9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며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데, 올 상반기 소위원회 회의에서는 반대표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4대 지주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와 기권은 각 1건에 불과했다.

작년 4월 KB금융 이사회에서 김성용 사외이사가 자사주 취득·소각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회사의 밸류업 정책에는 예측 가능성이 동반돼야 한다는 이유였다. 당시 회사는 조속한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하반기로 예정된 주주환원 중 일부의 선제적 시행을 추진했다.

우리금융에선 김영훈 사외이사가 임종룡 회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에 기권 의견을 냈다. 그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똑같이 기권했는데,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진 않았다.

매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며 금융지주 이사회는 회사의 경영 의사결정에 관성적으로 찬성을 반복할 뿐 견제와 감독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원인으로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독립성 검증 부실과 평가체계의 변별력 부족, 과도한 겸직 등에 따른 이해상충 등이 지목됐다. 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과 맞물린 사외이사들의 장기 연임도 하나의 배경으로 꼽혔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의 참호 구축 방지를 주요 의제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여기엔 사외이사가 달라져야 이들이 주축이 돼 선출하는 지주 회장도 달라질 거란 계산이 깔려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의 만장일치 찬성이 무조건 잘못된 건 아니지만 경직성이 강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계기로 이사회 분위기도 사뭇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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