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 1년 내 이전…글로벌 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KB금융지주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현지 금융집단 지주회사(PIKK) 설립계획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말 제출안에 대해 수정·보완 지시가 떨어진 지 약 8개월 만이다. 대규모 손실을 이어오다 최근 현지에서 흑자 전환한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정상화와 함께 중간지주를 통해 인니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니 금융당국은 지난 5일 KB금융의 인도네시아 금융지주회사에 관한 설립계획을 승인했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인니 현지에 금융지주회사를 세우고, 그룹 계열사들이 각자 보유한 인니 법인 지분 전부를 지주회사로 넘길 예정이다. 지분구조 재편 완료 기한은 승인일로부터 1년인 2027년 8월까지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들고 있는 인니 KB뱅크 지분(66.88%)은 신설 지주로 이전된다.
다른 인니 계열사의 지분 이전도 이뤄진다. KB증권의 KB발부리증권(지분율 65%), KB손해보험의 KB인슈어런스인도네시아(70%), KB국민카드의 KB피난시아멀티파이낸스(85%), KB캐피탈의 순인도국민베스트파이낸스(85%), KB자산운용의 KB발부리자산운용(70%) 등의 지분이 모두 중간지주로 이전된다.
이로써 업권별로 국내 모회사가 현지 법인을 따로 지배하던 구조가 국민은행 산하 한곳으로 바뀔 예정이다.
인니 정부는 지난 2023년 금융분야 발전법으로 금융그룹의 지주회사 설립을 의무화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그룹 중 자산 규모와 업권에 따른 규제 대상은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등이 있다.
앞서 신한지주는 기존 현지 은행을 중간지주로 활용하는 안을 택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운영형 지주사로 전환해 카드·증권 지분을 끌어오는 안을 냈고, 일찌감치 현지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반면,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인니 KB뱅크가 지주사 역할을 겸하기에는 자본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비운영형 중간지주를 세우는 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부실채권(NPL) 부담과 경영 리스크 등을 이유로 현지 당국에 보완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의 갈림길은 결국 현지 은행의 체력 차이였다. KB뱅크에는 1조5천억원 수준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인수 이후 누적적자는 이보다 큰 1조8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 지분 22%로 2대 주주에 오른 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을 66.88%까지 끌어올렸다.
인수 직후부터 부실채권 정리와 충당금 적립에 따라 매년 수천억 원 수준의 적자가 쌓였다.
이에 KB뱅크의 체질 개선은 규모를 줄이는 데서 출발했다.
현지 점포는 지난 2021년 435곳에서 올 상반기 146곳으로, 직원은 4천900명대에서 2천200명대로 줄었다.
그 결과 KB뱅크는 지난해 인수 5년 만에 첫 현지 회계기준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현지 자회사 정리도 진행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PT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에 대한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이 인니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대 규모의 해외 거점이기 때문이다. 2분기 말 기준 인니의 주요 비유동자산은 4천558억원으로 해외 지역 가운데 가장 많다.
캄보디아는 987억원으로 인도네시아의 5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인니에서 거둔 외부고객 영업손익은 1천455억원으로 캄보디아(3천661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유동성은 인니에 더 묶여 있고 수익은 캄보디아가 더 크게 내는 모양새다. 이번 인니 중간지주 설립을 통해 수익 확대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추가 자본 투입은 변수 요소다. KB뱅크는 현지 은행 등급을 KBMI Ⅱ에서 Ⅲ으로 한 단계 높이려 하고 있는데, 올 1분기 기준 6조5천억 루피아(5천억원) 이상의 추가 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한 곳으로 묶는 것과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현지 은행의 자본이 얇은 상태에서 중간지주를 세우는 만큼, 결국 국민은행 등 모회사의 추가 지원 여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은행이 이름을 뱅크 KB부코핀에서 KB뱅크로 4일(현지시간) 변경했다. [KB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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