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전망에 맞서려면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할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례회의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투백(back-to-back)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한은의 경제전망 보고서가 제기된다.
한은 금통위원들이 독립적 판단으로 움직인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들의 생각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재료가 한은 전망 보고서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힘을 얻는 것이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8월 금통위에서 공개될 한은의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률, 경상수지 등 경제 성장 관련 지표들이 상당 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성장 전망이 대폭 조정되는 상황에서 금통위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논리다.
이미 나온 경제지표와 시시각각 변하는 유가, 환율 등 재료에 대해서는 위원들마다 해석의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 각각 주목하는 지표가 다르다면 같은 경제 상황 하에서도 다른 판단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전망이 '큰폭' 조정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반도체를 필두로 한 국내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일각에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향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올린다면 그 의미가 클 수 있다.
또, 아직 완벽히 확인됐다고 하기 어려운 수요 측의 물가 압력이 압도적인 성장 전망으로 인해 밀어 올려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면 더욱 그렇다.
금통위원으로서는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힌트는 이미 제시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매파로 여겨지는 유상대 한은 부총재의 퇴임 전 기자 간담회에서다.
유 부총재는 지난 11일 당시 8월 인상 가능성 질문에 "결정적으로 이번주부터 조사국에서 경제전망을 할 것"이라며 "2분기 GDP나 7월 물가가 아닌 향후 물가 경로와 성장 전망을 볼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결정 자체는 금통위원들이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한은 집행부의 의견 역시 강하게 반영되곤 해왔다.
향후 인상 속도와 관련해 금통위원들 간 이견이 다소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더욱 한은의 전망 보고서가 힘을 얻는 이유다.
한편 이는 한은만의 경향은 아니다.
당장 지난달(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렇다. 당시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3.50~3.75%)됐지만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이 3인 나왔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다.
올해 투표권이 있는 FOMC 위원 12인은 지역 연은 총재 4인과 의장, 부의장(뉴욕 연은)을 포함한 연준 이사회로 구성된다. 그런데 회의 결정에 이견을 낸 3인이 모두 지역 연은에서 나온 것이다.
지역 연은 총재는 각각의 리서치 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향후 경제를 보는 다른 시각을 유의미하게 관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한은 집행부가 경제 전망을 강하게 조정한다고 한다면 금통위원으로서는 다른 의견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백투백 인상에 한 발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