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회사별 평균 급여 순위에서 증권사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한 데 이어, 개인별 고액 보수 공시에서도 여의도의 파격적인 보상 체계가 드러났다. 실무진이 사장이나 회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사례가 다수였으며, 상위 고액 수령자에게 지급된 보수 합계가 회사의 영업이익보다 많은 사례도 있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시 대상 주요 27개 증권사에서 상반기 동안 5억원 이상을 수령해 이름이 공시된 임직원은 총 135명이었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2천522억8천800만원에 달했다.
등기임원은 보수 5억원 이상 수령 시 전원 공시 대상이지만, 미등기 임직원은 '5억원 이상 수령자 중 상위 5인'만 공시된다. 숨은 고액 수령자까지 감안하면 상반기에만 5억원 이상을 받은 여의도 증권맨은 공시된 135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보수만 227억…직급·나이 파괴한 성과주의
올해 상반기 보수 최고봉은 유안타증권 이종석 리테일전담이사였다. 이 이사는 주식 위탁매매 영업 성과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227억2천100만원을 수령해 증권가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는 뤄즈펑 유안타 대표이사의 상반기 보수(9억2천100만원)의 약 24.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안타는 박환진 리테일전담이사(59억5천600만원), 박종민 리테일전담이사(47억9천700만원) 등 리테일 전담 인력 다수가 최상위 보수권에 이름을 올렸다.
임원 타이틀이 없는 실무 인력의 고액 보수도 두드러졌다. 부국증권 진 모 차장은 상반기에만 62억9천만원(급여 3천600만원, 성과급 62억5천300만원)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이 모 부장의 보수(43억600만원)는 이 회사 김남구 회장의 상반기 보수(29억5천400만원)보다 많았다.
교보증권 최 모 차장(18억8천만원), 한화투자증권 이 모 차장(18억1천700만원), 한국투자증권 이 모 차장(21억2천만원)도 직급 대비 높은 수준의 보수를 기록했다.
◇FICC·트레이딩·리테일 실무진이 다수…IB 주춤 속 '엔진' 교체
고액 보수 수령자 135명의 직무별 구성을 살펴보면 증권업계 이익의 축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드러난다. FICC·트레이딩(약 25%)과 리테일·WM(약 25%) 부문이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반면 과거 여의도 고액 보수의 대명사였던 IB·기업금융 부문은 전체의 약 15%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 PF 시장 위축과 대형 딜(Deal) 가뭄으로 IB 부문의 성과급 창출이 주춤한 사이, 트레이더와 PB들이 실적을 챙겼다.
IBK투자증권 이 모 영업이사(FICC파생부, 19억8천600만원), LS증권 이 모 부사장(트레이딩부문, 15억3천500만원), 하나증권 김 모 부장(리테일 영업점 센터장, 24억5천300만원), NH투자증권 한 모 상무대우(WM 부문, 20억3천500만원), 삼성증권 신 모 영업지점장(리테일, 14억6천900만원) 등 현장 FICC·트레이딩·리테일·WM 인력들이 2026년 상반기 연봉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 넘어선 성과급 집행…중소형사의 '파격 보상' 사례
상반기 증권가 보수의 또 다른 특징은 일부 증권사에서 당기 영업이익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보수가 고액 수령자 상위 인원에게 집중 집행됐다는 점이다.
부국증권이 대표적이다. 부국증권의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63억6천800만원이었으나, 5억원 이상 수령자 상위 5명(류 모 상무보, 진 모 차장, 정 모 이사보 등)의 보수 합계는 195억9천800만원에 달했다. 상위 5명의 보수 총액이 회사 전체 상반기 영업이익의 11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고액 보수 상위 5명의 보수 합계(62억2천500만원)가 상반기 영업이익(67억2천600만원)의 92.5%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임금은 영업이익을 계산하기 전에 이미 비용으로 처리된다. 해당 임직원들이 먼저 성과에 대한 몫을 가져간 후 남은 잔여 이익이 영업이익으로 남는 구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과주의 원칙이야말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여의도만의 동력"이라며 "직급이나 연차와 무관하게 오직 숫자 중심의 보상 체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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