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
(푸저우·핑탄=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바다를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 보는 중국 푸젠성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의 최전선이다.
대만해협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나오지만 양안 관계가 한국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대만의 교역이 중단되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동북아 공급망 전반에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트럼프 2기 대만정책과 동아시아 경제·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의 수출입이 중단되는 '격리' 상황에서 한국의 생산유발효과와 수출유발효과는 각각 138억달러와 512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중국 측의 접근법은 생활·경제 제도를 먼저 연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을 양안 교류의 거점으로 삼아 취업과 창업, 행정서비스와 무역 등 생활·경제 분야의 제도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연합인포맥스는 푸저우와 핑탄에서 이러한 구상이 실제 현장에 어디까지 뿌리내렸는지 살펴봤다.
◇취업·창업·행정으로 넓히는 접점
중국 푸젠성 사회과학원 현대대만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13일 한국의 중국 경제·통상 전문가들과 '한국 중국문제 전문가대표단 교류 좌담회'를 열고 양안 교류와 푸젠성의 경제·사회 발전 현황 등을 논의했다.
좌담회에는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과 조성민 성균관대 교수, 임규섭 경희사이버대 교수, 송영출 경동대 교수, 송애주 중부대 교수,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신덕순 네이버 경영고문 등이 참석했다.
한중 대표단은 양안 간 산업과 농업, 금융, 청년 교류를 비롯해 푸젠성의 경제·사회 발전 현황을 폭넓게 살폈다. 중국 측은 대만 주민과 기업이 푸젠성에서 일하거나 사업할 때 필요한 '직업자격 인정'과 '행정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023년 푸젠성을 양안융합발전 시범구로 지정했다. 핑탄을 양안 공동시장 선행구역으로 조성해 투자와 무역, 인적 교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매체 핑탄시보에 따르면 양안 직업자격 일체화 서비스센터는 대만 자격 가운데 189개 항목을 인정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 중 66개는 전국 단위로 보급됐으며 지금까지 발급된 인정증서는 6천300여건이다.
대만 주민이 핑탄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창업 상담과 기업 설립, 경영 지원, 금융서비스 등 14개 업무도 하나로 묶었다. 세금과 수수료 관련 12개 분야 188개 업무는 온라인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세무·행정 체계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절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푸젠성 전역에서는 대만 주민과 기업을 위한 '디지털 제1가원' 플랫폼을 운영한다. 현지 매체 푸젠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양안 관련 정보 3천200여건과 지원 정책 260여건, 행정서비스 230여개가 이곳에 모였다.
중국 측 집계로는 플랫폼 누적 방문 횟수가 265만회를 넘었고 이를 통해 처리된 행정업무는 1만5천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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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와 현장의 거리…가깝고도 먼 68해리
중국이 마련한 양안 교류 제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이튿날 핑탄을 찾았다.
핑탄 대만마을은 양안 교류를 관광과 소비의 형태로 풀어내고 있었다. 대만마을에 들어서자 대만 원주민 16개 부족을 소개하는 지도와 대만 지명이 적힌 제품들이 기념품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대만 과자와 차,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 주변에는 핑탄과 대만의 연결을 강조하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 있었다. 다만 취재 당시 현장에서는 대만 주민이나 상인의 활발한 생활·경제 활동을 몸소 체감하기는 다소 어려웠다.
지난 14일 찾은 핑탄 68해리 풍경구에서는 바다를 향해 선 표지석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표지석에는 '조국 대륙과 대만섬의 최근접 거리 68해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약 126㎞ 떨어진 바다 너머로 대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이 푸젠성을 중심으로 양안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넓히고 있지만, 긴장이 지속되는 양안 관계의 방향성은 반도체와 ICT 공급망을 공유하는 우리 산업에도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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