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아시아나 인수 동맹 파국…금호 상대 소송 끝나자 '네 탓' 공방
현산, 피소 사실 공시에 기재 안해…취재 이후 정정공시
미래에셋 "재무적 투자자에 불과…실질적 의사결정 권한 없었다"
[IPARK현대산업개발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에 따른 계약금 몰취 책임을 놓고,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IPARK현대산업개발(옛 HDC현대산업개발, 이하 현산)을 상대로 약 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현산은 이 같은 대규모 피소 사실을 반기보고서에서 누락했다가, 연합인포맥스의 질의 이후 뒤늦게 정정 공시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현산을 상대로 494억3천5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5조 '빅딜 동맹' 파국…계약금 몰취 확정되자 '네 탓' 공방
양사의 협력은 2019년 말 시작됐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서며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FI로 유치했다. 현산이 지분 약 80%, 미래에셋증권이 약 20%를 담당하는 컨소시엄 구조였다.
총 2조5천억 원 규모의 인수 대금 중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2천500억 원은 지분율에 따라 현산이 약 2천10억 원, 미래에셋증권이 약 490억 원을 나눠 매도인 측 계좌에 납입했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타격을 입자 기류가 바뀌었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인수 조건 재협의를 요구하며 잔금 납입을 미뤘고, 매도인인 금호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9월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후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장기간의 소송 끝에 대법원이 매도인 측 손을 들어주면서 2천500억 원 규모의 계약금 몰취가 최종 확정됐다.
◇계약금 날린 미래에셋…현산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계약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히자 미래에셋증권은 현산에 책임을 묻고 나섰다. 재실사 요구 등 거래를 파탄으로 이끈 실질적 의사결정을 현산이 주도한 만큼, FI의 투자 손실도 현산이 물어내야 한다는 취지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당사는 재무적 투자자에 불과해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없었다"며 "자세한 사실관계는 법원 심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가 2019년 11월 체결한 '주주 간 거래조건 합의서'에는 한쪽의 의무 불이행으로 다른 당사자가 연대책임을 지게 될 경우, 불이행 당사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선 대법원 판결 등에서 법원이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민법상 '조합'으로, 현산을 '업무집행조합원'으로 규정해 미래에셋 측 책임까지 인정한 바 있어 향후 법정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산, 반기보고서서 500억 피소 누락…현산 "누락 확인 후 즉시 정정"
한편 현산은 이날 지난 14일 제출했던 반기보고서의 기재사항 누락을 사유로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당초 현산은 최초 반기보고서에서 '사업연도 중 새로 제기된 소송' 항목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했으나, 정정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의 494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190억 원 규모의 주주지위확인 가처분 신청 등 2건을 새로 반영했다.
자체 공시 기준인 100억 원을 훌쩍 넘는 대형 피소 사실을 공시에서 빠뜨렸다가 뒤늦게 수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현산 관계자는 "기존 공시 과정에서 일부 기재사항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해 관련 내용을 보완한 것"이라며 "누락 사항을 확인한 즉시 정정공시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소송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미래에셋 주장에 대한 당사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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