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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신탁운용의 조용한 600억 증자…ETF 법인 분리 '포석'

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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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자본 확충 이후 리얼에셋운용 분할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6월 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는 향후 대형 사모펀드 운용에 필요한 고유자금 출자 여력을 확보하고,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가 요구하는 자기자본 수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법인 분리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5년 만에 단행한 자본 확충이 한국투자신탁운용 거버넌스 변화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6월 30일 보통주 6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100만 원으로 총 납입금액은 600억 원이다.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직전 증자였던 2021년 8월(100억 원)과 비교해 규모는 6배로 늘었다.

이번 증자에 앞선 5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주사 내부 회의를 통해 패시브 운용과 액티브 운용 부문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ETF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상품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패시브 ETF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물적으로 나누는 방안이 핵심이다.

최근 ETF 시장은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계적이고 빠른 상품 출시와 유동성 공급이 생명인 '속도전' 양상을 보인다. 매니저의 재량과 심층 리서치가 중심이 되는 액티브 부문과 달리, 패시브 운용은 독립된 체제 속에서 기민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두 조직을 한 지붕 아래 두어 복잡해진 의사결정 구조를 깨고,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 법인 개편이 이번 증자의 실질적 배경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물적분할로 신설 법인을 세우려면 집합투자업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ETF 상장 초기 설정에 필요한 시드 자금과 최근 대형운용사들에 더욱 까다로워진 기관투자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여유 자본까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법인 분리가 결정된 시점은 5월이다. 모기업인 한국투자증권의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증자 참여를 승인한 시점은 6월 19일이다. 이후 이사회 승인과 자금 납입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자금 흐름 구조도 이런 해석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번 증자는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자본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물적분할 과정에서는 상위 회사가 존속법인의 재무 여력을 확충한 뒤 신설법인에 필요한 자본을 다시 출자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번에 확보한 600억 원 중 일부를 신설 패시브 법인의 초기 자본금으로 재출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증자 이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본을 확충한 건 2021년 8월이었다. 100억 원 규모로 증자했다. 증자 이후인 2022년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을 물적 분할했다.

이후 5년 만에 단행된 증자가 액티브·패시브 ETF 사업 법인 분리를 위한 자본 기반 다지기 성격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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