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 제출을 계기로 집권 2년 차 이재명 정부의 인적 쇄신이 내각과 여당을 함께 손보는 '당정 동시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 새 지도부가 출범한 만큼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당으로 복귀시켜 여당의 정치력을 보강하고, 내각에는 정책 실행력을 앞세운 인사를 전진 배치하기 위해서다.
다만 국회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국감 전 일부 장관을 우선 교체하고 연말께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하는 '2단계 개각'이 물리적으로 현실적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장관은 전일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건강상의 이유와 함께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된 만큼 새 형사사법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 완성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사직서 제출 이후 국회로 돌아가 당 통합이나 형소법 개정의 문제점을 신속하게 수정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넘어 민주당으로 복귀해 정치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여권 한 인사는 "실제 민주당 전당대회 종료를 계기로 내각에 포진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당 복귀 가능성이 거론된지 오래"라고 말했다.
◇ '버티라'던 靑, 사의 수용…빨라진 개각 시계
청와대의 기류도 달라졌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일 정 장관의 사의에 대해 "후속 인사 등의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정 장관의 사의설이 불거졌을 당시 청와대가 "사의 표명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 비교하면 후임 인선을 전제로 사의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정치권의 관심도 정 장관 한 사람의 거취에서 집권 2년 차 당정 진용을 어떻게 다시 짤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개각 필요성은 이미 정 장관의 사의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집권 첫해 국정 정상화와 제도 설계에 집중했다면 2년 차에는 국정과제를 실제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만큼 내각의 성격 역시 '설계'에서 '실행'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6월 유럽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앞으로는 "기획된 새로운 일을 제대로 추진하는 기간"이라며 "거기에 맞는 자원들로 다시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 6월부터 정치권에서는 3~5개 부처를 대상으로 한 개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외교부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역시 하마평에 올랐다.
특히 국토부는 부동산 정책, 복지부는 연금개혁 등 집권 2년 차 주요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주목돼왔다.
다만 실제 인사는 한꺼번에 이뤄지기보다 두 차례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가장 큰 변수는 국정감사다.
다음 달 말 추석 연휴 이후 국감이 시작되는 만큼 지금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하면 여러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 새 장관들이 부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국감장에 서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렇다고 사의를 공식화한 정 장관을 비롯해 당 복귀가 필요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연말까지 내각에 묶어두기도 녹록지 않다.
이에 여권에서는 정 장관 등 교체 필요성이 분명한 장관과 공석을 국감 전에 우선 정리하고, 국감과 예산국회 등을 거친 뒤 연말께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일부 장관은 국감 전에 당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중폭 이상의 개각은 연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공석 메우기 이은 성과 드라이브…당정 재편이 관건
이 경우 1차와 2차 개각의 성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감 전 1차 개각이 사의 표명자와 정치인 출신 장관의 당 복귀, 공석 충원 등 당장 필요한 인사를 정리하는 성격이라면 연말 2차 개각은 집권 2년 차 국정 성과를 기준으로 내각 전반을 재정비하는 성격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개각의 폭보다 당과 정부 사이에서 어떤 인물들로 재배치하느냐가 관건이 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여기에 중량감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복귀하면 집권 2년 차를 맞은 여당의 대여론전과 정책 조율 능력을 보강할 수 있다.
반대로 이들이 빠진 내각에는 정치적 상징성보다 전문성과 정책 집행력을 앞세운 인사를 투입할 여지가 생긴다. 앞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도전을 위해 여의도로 복귀하고 한성숙 총리가 뒤를 이은 것도 당과 정부 사이의 인적 이동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국정감사라는 정치 일정 때문에 인사가 두 단계로 나뉘더라도 방향은 하나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청와대 참모진의 교체 여부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또 다른 여권 중진 의원은 "법무부가 연말까지 이어질 당정 동시개편의 출발점이 되지 않겠느냐"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한 참모진 변화까지 이어진다면 폭 보다는 누구로 진용을 꾸리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8.11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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