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장의 정점에서 금리가 먼저 올랐다"…재조명되는 AI 거품론

26.08.19.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채권 금리의 급격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새로운 재정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등이 월가에 켜졌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33%를 넘어서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 국채 금리도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채권 금리 상승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국가 부채 증가에 기인한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최근 미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핵심 동력인 AI 인프라 투자 흐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주요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은 AI 데이터 센터 구축과 하드웨어 확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왔다. 시장은 미래 생산성 혁신에 따른 높은 수익성 기대감을 반영하며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 예상 수익의 현재 가치가 하락한다. 아울러 기업들이 AI 프로젝트 자금을 부채로 조달하는 상황에서 고금리는 투자 회수 시점 이전의 채무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다.

금리 상승 여파로 기술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간밤 나스닥 종합지수는 1.3% 하락하며 주요 3대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 주요 종목을 담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 가까이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화면 번호 7209)]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바르톨리니 글로벌 연구 전략 총괄은 "채권 금리가 오르면 미래 성장에 부여하는 현재의 할인율이 높아진다"며 "금리가 크게 오르고 그 상태가 유지된다면, 고성장 전망이 먼 미래에 집중된 장기 성장주들은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바르톨리니 총괄은 초기에는 대형 테크 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투입했으나,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업 재무 구조가 채권 금리 변동성에 더 크게 노출되며 이자 비용 증가와 현금 흐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AI 데이터 센터 구축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기업별 영향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D.A. 다비드슨의 길 루리아 기술 연구 총괄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초대형 테크 기업은 다각화된 사업 구조와 견고한 투자 회수 이력이 있어 여파를 견뎌낼 수 있다"면서도 "반면 코어위브나 오라클처럼 차입 의존도가 높은 주변부 기업들은 엄격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루리아 총괄은 이어 "이들 기업에 금리 상승은 보다 존립이 걸린 문제로, 투자 수익률은 아직 충분치 않은데 채무 비용은 매우 높기 때문"이라며 "금리의 미세한 변화도 데이터 센터 확장 계획과 실행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의 조 칼리시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지난 세기 발생한 5대 시장 버블 사례 모두 정점에 도달하기 전 국채 금리와 정책 금리가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나, 칼리시 전략가는 차입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과거 닷컴 버블이나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 칼리시 전략가는 "25bp 정도의 금리 인상 한 번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자금 조달 흐름을 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스트리트의 바르톨리니 총괄 역시 "더 중요한 질문은 결국 이익 성장이 막대한 AI 투자 물결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기업 이익이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하는 한, 견고한 실적 기반이 금리 상승이라는 악재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김경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