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제도 도입 후 빠르게 누적…장비 주문액 2% 적립
KLA·ASML도 구매 크레딧 활용…반복 발주 확보 경쟁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미반도체[042700]가 올해 초 도입한 장비 구매 크레딧이 반년 만에 43억원 가까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주문금액의 일부를 향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돌려주는 방식으로, 고객사의 반복 발주를 유도하는 장기적인 '록인(lock-in)' 전략이 실제 장비 판매 과정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미반도체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계약부채 가운데 '고객충성제도' 항목은 42억7천147만8천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계약부채 64억2천927만원의 66.4% 수준이다.
지난해 말 고객충성제도 관련 계약부채는 0원이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 1월 크레딧 제도를 도입한 이후 반년 동안 새로 쌓인 금액이다.
고객충성제도는 한미반도체가 올해 1월부터 시행한 '한미 크레딧 제도(HANMI Credit System·HCS)'다.
회사는 당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장비 주문금액의 2%를 크레딧으로 적립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장비 출하 이후 대금이 전액 입금되면 크레딧이 발생하고, 적립된 크레딧은 이후 한미반도체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유효기간은 발생 시점부터 5년이다.
반기보고서에서도 회사는 고객사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강화와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객이 반도체 장비를 주문하면 판매금액 일부를 크레딧으로 적립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계상 크레딧은 단순 판촉비용과는 다르게 처리된다.
한미반도체는 고객에게 부여한 크레딧이 향후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를 별도의 수행의무로 식별하고 있다.
이후 고객이 크레딧을 사용하거나 소멸하는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한다. 회사는 이 같은 수익 인식이 약정상 향후 5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0원이던 크레딧 관련 계약부채가 반년 만에 43억원 수준까지 늘었다는 점은 HCS가 실제 장비 판매에서 상당한 규모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부 흐름을 보면 증가세는 특히 2분기에 두드러졌다. 1분기 말 관련 계약부채는 9천482만원에 그쳤으나 6월 말에는 42억7천만원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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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고객 유인책은 해외 반도체 장비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반도체 공정제어 장비업체 KLA는 대형 고객과 물량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고객의 대량 구매를 유도하고 장기적인 사업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ASML도 과거 물량구매계약 고객에게 무료 또는 할인된 제품·서비스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어워드 크레딧(award credits)'을 제공하고 관련 대가를 이연수익으로 처리한 사례가 있다.
세부 적립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현재 장비 구매에 경제적 혜택을 부여해 차기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한미반도체와 비슷한 전략이다.
한미반도체의 크레딧 제도가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장비 고객 전반을 대상으로 한 제도다.
다만 최근 한미반도체의 성장축이 HBM용 TC본더에 집중된 만큼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은 HBM 장비 경쟁에서도 의미가 크다.
TC본더는 메모리 업체가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거나 제품 세대를 전환할 때 추가 발주가 이어질 수 있는 장비다. 기존 고객을 확보한 장비업체로서는 고객이 다음 투자에서도 자사 장비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앞선 구매로 쌓인 크레딧을 활용해 차기 장비의 실질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고, 한미반도체 입장에서는 반복 발주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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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미반도체는 고객의 후속 발주를 유도하는 동시에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18일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8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매입비 560억원을 포함해 총 1천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8공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7공장과 8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전체 생산라인은 3만4천318평으로 확대된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고객사의 제조시설 투자 확대에 따른 장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으로 기존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대규모 증설로 공급능력까지 확대하면서 AI·HBM 장비 시장의 성장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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