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글로벌 채권 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치솟으며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세계의 벤치마크가 되는 미국 국채 금리도 요동치며 30년물 금리가 약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런 장기 금리 급등은 최근 인공지능(AI) 대규모 투자로 주목받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가중하며 결국 거품 붕괴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진단도 나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미국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세 가지 압력, 외국인 수급과 미국 재정 적자, AI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등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가 초장기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는 위험에 대해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것으로, 무엇보다 일본 등 전통적인 매수 세력의 존재감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간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하루 사이 소폭 하락했으나, 장중 5.3%선까지 오르며 지난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장중 4.76%까지 튀어 올라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그동안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해외 자산으로 자금을 운용해왔지만, 일본 국내 장기 금리가 최근 크게 올랐다.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일본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살아나고 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939%로 1996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고, 30년물 금리는 4.135%까지 치솟았다.
JP모건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 환 헤지 후 미국 초장기 국채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그동안 미국 장기 금리를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한 요인이었다"라며 "그러나 이제는 이와 정확히 반대되는 역학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금의 자국 회귀가 대규모로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일본은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이고, 신규 투자나 만기 재투자를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우려가 선반영되며 현재 미국 국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일본은 실제 미국 국채 보유액을 두 달 연속 줄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주요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전월 대비 264억 달러 감소했다. 전월 667억 달러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장기채보다는 단기채 보유분 중 만기가 도래한 일부 물량에 대해 재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보유 순위 2위인 영국도 6월 들어 미국 국채를 전월 대비 1% 줄였고, 3위인 중국은 한 달 사이 4% 감축했다.
지난주 미국 30년물 국채 입찰은 초장기 금리 향방과 앞으로의 외국인 수급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시행된 25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신규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이 5.216%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이자 5.0%를 넉 달 연속 상회한 결과다.
동시에 발행(낙찰) 금리가 발행 전 거래 금리를 상회하는 'tail'(꼬리) 현상이 3개월 만에 다시 나타났다.
특히, 해외 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이 전달에 비해 10.9%포인트 하락했고, 직접 낙찰률은 최근 평균치보다 다소 낮았다. 반대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프라이머리딜러(PD)가 가져간 비율이 1.4%포인트 높아졌다.
PD 배정량 증가와 간접 낙찰률의 하락은 일부 수요를 주요 딜러들이 흡수했어야만 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자금 향방에 미국 국채 시장이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은행은 "최근 엔화 흐름이 미국 국채 금리에 분명한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일본 엔화에 대한 당국의 추가 개입이 고려될 경우 미국 국채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엔화 매입을 위해 유로화를 매도했는데, 명확한 이유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그가 개입 과정이나 더 광범위한 시장에서 미국 국채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거래를 피하고 싶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ING는 "엔화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인 개입이 나올 경우 만약 미 재무부가 다시 유로화를 매도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달러를 매도하고 더 나아가 미국 국채를 매도할 수도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단기 국채를 매도하겠지만, 그 영향은 장기 국채 시장에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 컨설턴트 회사인 드베어 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엔화 약세는 일본 투자자와 기관들이 해외 수익률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를 재평가하게 만들고, 일본 국채 시장에 압력을 가하며,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글로벌 차입 비용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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