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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채 진단-③] 빅테크, 고금리 매력으로 美정부와 쩐의 전쟁

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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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회사채 발행량

(댈러스 연은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의 배경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꼽힌다.

우량 신용등급을 갖춘 빅테크가 천문학적인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몰려들면서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정된 장기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빅테크들은 미국 국채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빅테크 회사채, 금리 매력에 美국채 경쟁자로 부상

19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메타플랫폼·오라클·스페이스X는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으로 총 1천820억달러(약 274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0억달러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과거 막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를 충당하던 빅테크들이 회사채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뱅가드는 투자등급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액이 올 상반기 전체 발행 시장의 13%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한 데다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회수하는 사업 특성상 장기 자금조달 수요가 크다. 이에 빅테크들이 만기가 10~40년에 달하는 장기 회사채를 대거 내놓으며 비슷한 만기의 미 국채와 투자자 수요를 놓고 직접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핌코에 따르면 빅테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서 30년물 발행액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국채에 일정 수준의 신용 스프레드를 얹어주는 우량 회사채가 대거 시장에 나오자 시장에서는 국채를 보유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이 지난 7월 발행한 30년물 회사채의 발행수익률은 6.147%이고, 메타와 알파벳이 각각 5월과 8월 발행한 30년 만기 회사채도 금리가 6.300%, 6.375% 수준이다.

최근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5%대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빅테크 채권을 통해 1%포인트 안팎의 추가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모건스탠리의 비슈와스 팟카르 미국 회사채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하이퍼스케일러(대형 AI 데이터센터 운용사)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6월 11bp 확대됐고, 연초 이후로는 25bp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무위험 자산인 국채 수익률 대비 회사채가 얼마나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빅테크들은 신용등급도 우량해 국채 대비 신용 위험도 크지 않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알파벳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고, 아마존은 'AA' 등급(안정적), 메타는 'AA-'(안정적)다.

노무라증권은 "만기가 긴 미국 국채는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채와 계속해서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I열풍, 이제 막 시작일 뿐"…채권시장 구조 변화 가속 전망

전문가들은 AI 혁명이 아직 시작 단계로, 회사채 공급 확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채권시장의 투자자금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플랫폼·오라클 등 5개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자본지출 컨센서스는 잉여 현금 흐름 합산액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지출은 전년보다 5천34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비해 영업현금흐름 컨센서스는 3천400억달러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즉, 잉여 현금 흐름을 웃도는 수요는 회사채 등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AI 관련 자금 조달 수요는 매우 강하다"며 "기술 기업들이 부채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AI 투자 확대를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런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 확대는 다른 채권시장의 수요를 계속 끌어올 가능성이 크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빅테크들이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기업 부채 발행이 늘어나면 다른 채권 시장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 물량 급증은 누가 투자등급 회사채의 수요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국채 매입 자금이 이동해 온다면 채권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고, 주택담보대출(MBS·모기지) 매입 자금에서 투자 수요가 옮겨온다면 모기지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된 자금 조달 수요는 크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AI 인프라 투자로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시장이 떠안아야 할 장기 금리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회사채 발행량 증가가 미국 회사채 시장의 구성 자체를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장기 우량 회사채 시장에서는 빅테크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일부 빅테크의 신용 스프레드 변화가 연기금의 부채 할인율과 장기 회사채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에 따르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알파벳·오라클 등 5개 하이퍼스케일러가 'ICE BofA 글로벌 회사채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약 1.9%에서 지난 6월 중순 2.8%로 약 50% 증가했다.

JP모건자산운용은 보고서를 통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시장을 사용하는 것은 재정적 부담의 신호가 아니라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기술분야에서의 회사채 집중 공급이 스프레드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등급 회사채에서 기술부문 비중이 높아져 집중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수 투자자는 개별 채권 선별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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