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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와 초장기채①] '금리 오르면 생보사 이득' 옛말…절반 이상 금리상승에 취약

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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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장기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눈에 띄게 뚜렷해진 베어 스티프닝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수요 관련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초장기채 엔드 수요자인 주요 생명보험사별 금리 민감도를 네 편의 기획 기사로 다룹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연초 이후 150bp가량 급등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단순 금리 상승이 아니라 30년, 50년 초장기 구간에 충격이 집중된 베어 스티프닝이 뚜렷하다.

이 정도면 보험사들이 초장기채 매수에 나설 법하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 가치가 줄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것이 오랜 공식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보험사의 매수세는 뚜렷하지 않다.

연합인포맥스가 19일 주요 생명보험사 8곳의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오를 때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이 오히려 나빠지는 곳이 절반을 넘었다.

'금리 상승은 호재'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회사가 다수라는 뜻으로 이들이 30년물을 선뜻 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ICS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가용자본/요구자본)으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다. 장기채 가격이 하락해 가용자본이 줄거나, 금리·해지위험이 커져 요구자본이 늘면 비율은 나빠진다.

최근처럼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었다. 이 구조에서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치도 떨어지지만, 더 긴 부채의 현재가치가 그보다 더 크게 감소한다. 가령 자산이 10 줄고 부채가 15 감소하면 순자산은 오히려 5가 늘어나는 셈이어서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기를 반겼다.

지난 몇 년간 보험사들은 IFRS17·K-ICS 도입에 대비해 초장기채를 대거 사들였다. 부채가 길면 자산도 길게 맞춰야 한다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듀레이션 갭이 플러스(+) 즉, 자산듀레이션이 부채듀레이션보다 큰 생보사들 역시 대형사 위주로 늘었다.

국고채 30년물 민평금리 추이

◇ 금리 50bp 상승시 K-ICS 비율 하락하는 곳이 다수

실제로 NH농협생명의 경우 K-ICS 비율이 작년 말 231.66%(경과조치 전)에서 올해 1분기에 211.03%로 20.63%포인트(p) 낮아졌다고 밝혔다.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순자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재 듀레이션 갭 구조는 '자산듀레이션>부채듀레이션'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각 사가 공개한 금리 민감도를 보면 국고채 금리가 50bp 올라갔을 경우 K-ICS 비율이 하락하는 '금리 취약군'에 해당하는 곳은 5곳이었다.

NH농협생명(-35.5%p)과 KB라이프생명(-19.17%p), 교보생명(-15.37%p), 미래에셋생명(-11.4%p), 신한라이프(-1.6%p) 등이었다.

금리가 50bp 올랐을 때 K-ICS가 개선되는 곳은 한화생명(+2.5%p) 정도였다.

한화생명이 금리 상승에 우호군이라고 해도 그 폭은 매우 작은 수준에 그친다. 아울러 금리가 100bp 올랐을 때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작년 IR자료에서 10년물을 기준으로 금리가 10bp 오르고 내릴 때마다 K-ICS비율 역시 1~2%p 오르내린다고 밝혔다. 초장기 급등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감사보고서를 보면 금리 100bp 상승시 순자산에 미치는 효과는 플러스(+) 3.56조인 반면, 100bp 하락 시에는 -7.03조원으로 손실폭이 두배 이상 크다.

금리 상승엔 웃을 수 있지만 하락에는 훨씬 더 크게 다치는 비대칭적 구조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8.51%)여서 전자 주식의 가격 상승 수혜를 입는 부분도 크다.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오르 내릴 때마다 K-ICS 비율 역시 0.5%p씩 오르내린다고 밝히고 있다.

동양생명의 경우 정식 민감도 수치는 없지만, 지난해 말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보다 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이 최근 1년 사이 -1.8년에서 -0.3년까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우호적 구조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 평행이동을 전제한 금리 민감도…실제는 더 위험할 수 있어

기업들이 공개한 민감도는 3년물이든 30년물이든 국고채 커브가 똑같이 움직인다는 '평행이동' 가정 위에 있다. 그런데 지금은 중단기물보다 20년과 30년, 50년 구간 등 초장기물 쪽에 충격이 집중되는 베어스티프닝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최종관찰만기(LLP) 23년까지만 시장 금리를 직접 반영해 30년물 급등의 손실은 자산에 고스란히 잡히는 반면 부채는 그만큼 줄지 않을 수 있다.

즉 공시된 민감도는 지금 상황의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취약군으로 분류된 보험사일수록 30년물 추가로 매수하기 더 부담스러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금리 민감도는 30년물이 훨씬 크기 때문에 10년물을 기준으로 한다면 민감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면서 "특히나 지금은 커브가 완전히 서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보험사 매수와 관련해서는 "저가 매수 수요도 있고, 일각에서는 30년물이 5%로 오르면 매수 타이밍이라고 보는 매니저들도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사례만 봐도 끝도 없이 오르고 있어 5%를 넘는다고 더 안 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듀레이션 갭이 플러스(자산>부채)로 돌아선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최근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 쪽이 모두 손실이어서 자산 쪽 손실이 부채보다 더 커진 상황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채권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면서 "3분기 때 보험사들이 K-ICS 비율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봐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리가 떨어진다고 하면 채권을 사는 게 맞겠지만 매수할 여력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금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자산 쪽을 늘릴 수 있겠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K-ICS비율의 변동성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짚었다.

8개 사 중 취약군이 다수이지만 업계 전체로는 지난 1분기 금리 상승에도 K-ICS 비율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3월 말 기준 22개 생보사의 해당 비율을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경과조치 전 기준 186.7%에서 190.7%로 4%p 높아졌다. 12개 업체의 해당 비율이 악화했지만 총자산 점유율이 30%를 넘는 삼성생명의 거대한 체급이 업계의 가중평균 수치를 끌어올린 셈이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도 205.8%에서 207.7%로 1.8%p 올랐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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