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용사 전성시대…증시 활황에 성과보수로 천문학적 수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올해 2분기 국내 자본시장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직원이 십수 명 남짓인 소형 독립계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일임사들이 몸집이 수백 배 큰 대형 종합운용·증권사를 훌쩍 뛰어넘는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소수 정예 인력으로 고유재산(PI)과 고객 자금을 굴리는 독립 운용사들의 수익 창출력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가 금융투자협회 등에 공시된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및 증권사 재무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설립 만 3년 차를 맞는 캄투자일임은 올해 2분기에만 3천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 같은 성과는 운용업계 내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전체 운용·자문사 중 2분기 순이익 1위는 5천679억 원을 거둔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다. 하지만 이 중 약 80%인 4천556억 원은 지분법손익이다. 이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국내 영업 성과만 따져보면 미래에셋의 순이익은 1천122억 원(영업이익 1천492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순수 국내 운용 성과로는 캄투자일임이 사실상 업계 1위인 셈이다.
대형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2천893억 원)을 웃도는 규모기도 하다. 자기자본 5조8천845억 원, 임직원 2천 명을 거느린 신한투자증권과 달리 캄투자일임은 직원이 15명,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1천393억 원에 불과하다.
다른 독립계 운용사들의 실적도 눈부시다.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은 2분기 1천838억 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1천561억 원의 순이익을 각각 올렸다.
스노우볼투자자문(1천300억 원)과 가치투자자문(1천46억 원)도 1천억 원대 고수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슬기자산운용은 직원 9명으로 2분기에만 1천327억 원을 벌었고, 블래쉬자산운용(378억 원, 11명), 레인메이커자산운용(317억 원, 12명) 등 강소 운용사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이런 기록적인 수익의 배경에는 2분기 국내 증시의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는 67.7% 급등했고, 시장 주도주인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만 228% 치솟았다.
여기에 사모펀드·투자일임 특유의 수익 구조가 맞물렸다. 고정적인 운용보수만 취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나 일임 계약은 통상 연 기준수익률(허들레이트)을 넘기면 초과 수익의 20%가량을 성과보수로 수취한다.
증시 폭등으로 펀드 수익률이 허들레이트를 가볍게 돌파하면서 운용사들이 챙겨갈 성과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이다.
물론 이런 화려한 숫자가 다음 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분기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는 23.6%가량 주저앉았다.
성과보수 인식 시점에 따른 '착시'도 고려 대상이다. 운용업계 성과보수는 연 단위 결산 시점에 한꺼번에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분기에 실적이 좋았다고 해서 해당 기간에 투자를 가장 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반대로 실적이 나빴다고 마냥 부진하다고 할 수도 없는 구조적 계절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독립운용사일수록 펀드 운용 외에 고유재산 투자(PI)도 주 수익원으로 삼는다. 시장이 우상향할 때는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증시가 꺾일 경우 분기별 손익 변동성도 커진다.
2분기의 유례없는 호황 속에서도 쓴잔을 마신 곳은 적지 않았다. 전체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849곳 중 44%에 달하는 376곳은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80억9천만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가장 컸고, 코레이트자산운용(-63억2천만 원), 브라만투자자문(-62억3천만 원), 헤리티지자산운용(-61억4천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61곳 중에서는 넥스트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아이엔지증권 서울지점이 적자를 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과보수가 없는 공모펀드는 장이 좋아도 이익 상방이 막혀 있지만, 사모 운용사들은 고유재산(PI) 투자와 성과보수가 맞물리기 마련"이라면서 "하반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연말 결산 시점까지 수익률을 잘 지켜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 사 공시 등]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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