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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커브 건드린 베선트, 워시에도 상당한 압박…"거대한 역풍 불 수도"

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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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린 데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로운 압박을 받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국채 매입은 결국 단기 차입 비중을 늘리게 되고, 연준이 정부의 재정 정책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유동성 지원 차원에서 실시 중인 바이백과 관련해 잔존만기 '10~20년'과 '20~30년' 구간은 회당 규모를 종전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경은 내달 9일부터 발효되며, 이번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이 적용되는 기간인 오는 11월 4일까지가 기한이다.

이 소식에 이날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10bp 가까이 내렸고, 10년물 금리도 5bp 넘게 하락했다.

바이백 규모가 전체 유통 물량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10년물을 비롯해 여타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오랫동안 이어온 노력의 매우 강력한 상징이라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도 있고, 32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민간 보유 국채에 대한 조달 비용을 잠재적인 금리 인상에 더욱더 취약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장기채 바이백을 위해 결국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게 되면 단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고, 국채 전반의 듀레이션이 짧아진다면 기준금리 인상에 더욱 민감하게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독립성을 가진 연준이 행정부 정책을 지지하도록 압력을 가하게 된다.

RSM US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포퓰리즘 논리가 중앙은행에 재정적 목표를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지점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것이며, 오늘과 같은 시장 개입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은 표면적으로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일부 비지표물 채권의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즉,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매수자와 매도자를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시장은 그동안 재무부에 바이백을 늘려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새로 발행된 지표물 국채는 원활한 유동성 속에서 거래되는 경향이 있지만, 만기가 어느 정도 지나 발행 당시의 기간보다 짧아진 채권(비지표물)은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지곤 하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다만, 부채 총액을 상환하며 줄여나가는 게 아니고 연준과 같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도 아니다.

웰링턴의 브리짓 쿠라나 채권 매니저는 "연준은 돈을 찍어내 원하는 것을 사들일 수 있지만, 재무부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라며 "그들은 바이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단기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점에서 이번 재무부의 행보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장기채를 사들인 뒤 다시 장기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를 단기 국채로 대체해 채권 커브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CNBC는 "흥미로운 것은 베선트 장관 본인이 지난 2024년 당시 전임자였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단기 국채를 과도하게 발행하는 동일한 정책을 폈을 때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베선트는 옐런 장관이 과도한 정부 지출 비용을 억누르기 위해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역시 과거 연준의 채권 매입을 비판하며, 행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에 길을 열어줬다고 지적했었다.

연방 부채가 단기채 위주로 기울어지면, 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은 금리의 변동에 훨씬 더 민감해진다.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정부의 이자 비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단기채 발행을 늘리기로 한 베선트 장관의 이번 결정이 거대한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동시에 장기 금리가 인위적으로 낮아진다면 인플레이션 위협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쿠라나 채권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굳어져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해야 할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케빈 워시 의장은 채권 가격이 보내는 보다 순수한 신호를 원하고 있지만, 다양한 개입을 통해 장기 금리를 억누르려는 베선트 장관의 행보는 시장 신호를 교란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워시 의장은 결국 연준의 정책을 재무부의 방향과 맞추라는 장기적인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대한 정책적 오류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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