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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장기금리 4.6%대인데 환율은 1,300원대…금리 공식 깨뜨린 원화 수급

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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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1,300원대로 내려서면서 전통적인 금리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낮 12시 2분께 1,400원 선을 하향 돌파한 뒤 오후 3시 6분 1,396.0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이후 런던 및 뉴욕장 들어 환율은 추가 급락해 1,385.2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간밤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등에 4.65%대로 내려섰으나 최근까지 4.7%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왔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20일 4.59%대에서 같은 달 말 4.73%대까지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도 대체로 4.6∼4.7%대에서 움직였다.

같은 기간 달러-원은 이례적으로 가파르게 하락했으며 최근 한 주간 20.10원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3.38%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 추이(파란색)와 미 채권 금리 10년물(빨간색)

*자료 : 연합인포맥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강한 성장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대보다는 재정 부담과 국채 공급 우려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상승 성격을 띠면서 달러화가 금리 상승의 수혜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자 30년물 금리가 급락한 반면 2년물 금리는 한때 상승한 것도 최근 장기금리 움직임에서 국채 수급 요인의 영향력이 컸음을 보여준다.

백석현 신한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고점을 향하고 있지만 달러인덱스와 달러-원 환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상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 재료지만 금리 상승의 원인에 따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백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성장 자신감이나 연준의 매파적 충격으로 금리가 상승했던 1994년 채권시장 충격과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에는 금리와 달러가 함께 올랐다"며 "반면 재정에 대한 불신으로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국채뿐 아니라 통화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되면서 오히려 달러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 역시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 기대보다는 재정 부담과 국채 공급 우려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상승 성격이 강하다면 달러가 금리를 따라 강세를 보이지 않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환시에서는 여기에 그동안 환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원화 고유의 펀더멘털과 수급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까지 가세했다.

한 증권사 딜러는 "환율이 너무 하락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무역수지 흑자를 이제야 반영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투자와 수출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달러 대비 원화가 강해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고점과 원화 움직임 사이의 미스매치가 워낙 컸고 시간차를 두고 환율이 이를 따라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원화는 기록적인 무역흑자에도 자본 유출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펀더멘털과 환율 사이의 괴리가 시장의 주요 화두였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괴리가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좁혀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역외 투자자의 숏플레이와 수출업체 네고가 이어지고 이달 말 법인세 중간예납을 앞둔 원화 조달 수요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하락 자체가 추가적인 달러 매도를 유발하고 있다.

글로벌 장기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달러화가 이를 따라 강해지지 못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 등 원화 펀더멘털 재평가와 역외 숏플레이, 기업의 달러 매도가 맞물리면서 서울환시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아래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최근 달러-원 하단이 어디까지인지 크게 주목하고 있다"며 "이제 환율이 밀리면 일단 달러부터 팔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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