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대로 떨어진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2026.8.19 see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계속된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도가 하락세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움직였을 수 있다는 추측부터 대만달러 프록시 헤지 물량이 유입된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2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간밤 1,385.20원까지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작년 10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초 1,560원선을 위협하던 달러-원 환율은 약 한 달 반 만에 1,300원대까지 미끄러졌다. 보기 드문 급락 장세다.
수출기업들의 꾸준한 달러 매도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기대감 후퇴, 한미일 공조 개입으로 견고해진 상단 인식 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8월 들어 한동안 1,410원 부근에 머물자 하단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왔으나 결국 1,300원대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도세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세가 되살아난 가운데 커스터디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회했다.
주식 매수 규모가 급감하거나 매도로 돌아서는 상황에서도 일부 커스터디 은행을 통해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주식 매수에 따른 환전 물량만으로 보기에는 달러 매도 움직임이 유독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HSBC와 노던트러스트, 씨티 등이 주요 매도 창구로 거론된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테마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와 관련한 환전 물량일 수 있다는 추측이다.
꼭 테마섹이 아니더라도 코스피와 반도체주가 조정 이후 다시 살아나는 과정에서 역외 투자 자금이 밀려들면서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만달러 프록시 헤지 가능성도 재등장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에도 대만 보험사들의 원화를 활용한 프록시 헤지로 급락한 바 있다.
또다시 대만 보험사들이 달러 약세, 대만달러 강세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A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대만달러 환율이 크게 빠졌는데 작년처럼 대만계 자금이 (달러를) 파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일반적인 역외 주식 자금이거나 테마섹 자금처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물량이 있을 수 있다"며 "스왑포인트가 눌리지 않는 것을 볼 때 대만달러 프록시 헤지는 아닐 것 같다"고 판단했다.
C외국계은행 딜러는 "단순 주식 물량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크다"면서 "레벨을 따지지 않고 계속 달러를 팔아 주식 물량이 맞나 의문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그 밖에 다른 자금으로 보기는 어려워 주식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등 증권 투자와 달러-원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스터디 달러 매도의 이유라는 게 중론이다.
투자를 위한 환전이거나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전망을 반영한 베팅이란 얘기다.
구체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헤지 비율 하향 조정, 롱스탑(매수 포지션 청산)일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국은행의 '백투백' 기준 금리 인상 관측도 매도 베팅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 속에 한은이 이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은 달러-원 환율 추가 하락 재료다.
실제 통화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달러선물을 적극적으로 팔며 매도 포지션을 쌓는 중이다.
D은행 딜러는 "롱 플레이를 하던 투자자가 방향을 전환했거나, 국내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환 헤지 비율을 높였다가 다시 낮추는 데 따른 달러 매도 물량일 수 있다"면서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있다고 보고 역외 투자자들이 베팅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외국계은행 딜러는 "역외 세력이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달러 매도로 많이 돌아선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더 인상으로 기울면 낙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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