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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서 맞붙는다…은행권, 시·구금고 쟁탈전 개막

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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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33조원 규모의 수도권 금고시장을 둘러싼 은행권의 영토 전쟁이 시작됐다.

인천시금고에서는 현 금고지기인 신한은행과 '청라 시대'를 준비 중인 하나은행이 정면 승부를 벌인다. 서울에서도 강남구·동대문구·중구를 시작으로 25개 자치구의 금고 선정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금고는 오는 2일까지 시금고 입찰 제안서를 접수한다.

은행권에서는 내달 둘째 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당일 저녁께 차기 금고지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입찰은 지난해 말 개정된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반영해 치러진다. 은행권은 개정 기준이 처음 적용된 서울시금고의 평가 방식과 입찰 과정을 일종의 '해설서'로 삼아 인천시금고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금리와 지역사회 기여실적의 은행별 점수 변별력이 커진 만큼 두 항목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제안을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20년 금고지기 신한, 안정성 강점…짧아진 준비기간도 '우군'

현 금고지기인 신한은행은 약 20년에 걸쳐 축적한 운영 경험과 안정성을 앞세워 수성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의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각종 기금을 관리해왔다. 인천시 특화 지방세 납부 시스템인 '인천 e-Tax'를 비롯해 각종 행정·자금관리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점도 경쟁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개정된 평가 기준에 따라 지역사회 기여실적의 점수 변별력이 커졌지만, 신한은행은 여전히 배점이 큰 금리 항목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사회 기여 부문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그간 인천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사업과 누적 실적을 부각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한 달가량 늦어진 선정 일정도 신한은행의 수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은 당초 지난 7월 중 입찰 공고를 내고 이달 차기 금고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선정 시점은 내달로 미뤄졌다.

새로운 은행이 금고를 맡을 경우 전산시스템 구축과 업무 인수 등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도 3개월로 줄어든다. 전체 준비기간의 4분의 1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미 시스템과 운영 인력을 갖춘 신한은행으로서는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을 한층 부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청라 시대' 앞둔 하나, 인천 밀착 강화…지역사회 기여도 승부수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이전과 3천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앞세워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운영 경험은 부족하지만, 대규모 지역 금융지원책을 통해 인천의 새로운 '향토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4일 인천시와 서민·청년·소상공인의 생활 안정부터 미래 전략산업 및 혁신기업 육성까지 아우르는 3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미래산업과 유망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만 총 3천500억원에 달한다.

우선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인천의 미래 성장산업인 인공지능(AI)·바이오·콘텐츠·에너지 분야 기업에 1천5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제공한다. 하나금융이 2천억원을 출자하는 '인천 유니콘펀드'도 조성한다. 하나은행은 인천 소재 기업과 이전 예정 기업 가운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하나증권은 펀드 결성과 운용을 맡는다.

생활밀착형 지원도 병행한다. 인천신용보증재단에 특별출연해 3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출을 공급하고, 인천형 특별경영안정자금은 830억원을 더해 2천483억원으로 확대한다. 청년 주거·취업 지원과 전세사기 피해자 긴급생계비, 장기연체자 재기 지원 등도 추진한다.

이들 사업은 이번 입찰에서 변별력이 커진 지역사회 기여실적을 보여줄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에 따른 향후 10년간 직·간접 경제유발 효과가 3조4천억원, 신규 고용 창출은 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강남구 등 잇따라 입찰 공고…16조 서울 구금고전 본격화

인천시금고와 함께 16조원 규모의 서울 자치구금고를 둘러싼 경쟁도 시작됐다. 강남구와 동대문구, 중구가 먼저 입찰 공고를 내고 차기 금고 선정 절차에 착수했으며, 나머지 자치구도 순차적으로 금고지기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금고 가운데 우리은행이 14곳을 맡아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6곳, KB국민은행은 5곳의 금고를 운영 중이다.

올해 입찰에서도 우리은행이 우위를 지켜낼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기존 구도를 흔들며 영토를 넓힐지가 관전 포인트다.

자치구금고는 광역자치단체 금고보다 운용 규모는 작지만, 서울 전역에 걸쳐 안정적인 기관 거래와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관심이 크다. 구청과의 거래뿐 아니라 자치구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사업에도 금고은행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치구의 각종 정책자금이 금고은행 계좌를 통해 지급되는 만큼, 구금고를 맡으면 기존 거래가 없던 주민까지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지역 내 고객 기반을 장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청 전경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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