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 규모로 파트너 의지 가늠…기존 약물 경쟁여부 점검"
"자체 개발 여력 필요…협상력 제고로 이어질 것"
[출처: 디앤디파마텍]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기술 수출을 진행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코스닥 상장사 디앤디파마텍[347850]은 연내 대규모 기술수출을 추진하면서 계약 규모를 넘어 계약 상대방의 '완주 능력'을 주요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임상시험과 상업화를 수행할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췄는지부터 상대방의 선급금 지급 의사, 기존 파이프라인(약물)과의 경쟁 유무 등을 본다.
회사는 파트너사와 개발을 끝까지 끌고 가 실제 제품 출시까지 이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업개발(B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20일 연합인포맥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연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도출하기 위해 B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단순 숫자 자체보다 강력한 상용화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글로벌 임상 3상을 빠르게 완수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사업개발(BD)이란 신약 후보물질이나 원천 기술의 기술수출이나 공동개발 등을 위해 적합한 파트너를 찾고 협상하는 업무다.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자보페그두타이드)의 기술이전 협상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경쟁력 있는 임상 2상 결과를 기반해 약물 가치를 반영한 유의미한 계약 규모를 기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회사가 기술이전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기준이다.
회사는 총 계약규모뿐 아니라 상대방이 주려는 선급금 규모를 본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파트너사가 실제로 지급하는 금액인 만큼,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보다 파트너사의 초기 투자 의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기술수출 이후 파트너사의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 임상이 지연되거나 권리가 반환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파트너사의 개발 우선순위 등도 고려한다.
파트너를 선별할 수 있으려면 기술수출을 서두르지 않고도 약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체적인 개발 여력도 필요하다. 자금 압박으로 인해 임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기 전에 기술수출에 나서면 약물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기업의 상장이 기술수출 협상력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자금 조달 기반을 확보한 기업들이 약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최근 K-바이오·백신 펀드 등 정부 지원이 구체화되는 데 대해 이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들이 기초 체력을 키워 자체적으로 후기 임상과 상업화까지 완수한다면 산업적 도약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DD01을 넘어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는 섬유화증 치료제 TLY012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치료제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임상 진입을 앞뒀다.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인 뒤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전략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연내 DD01 중심의 대규모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개발(BD) 전략은.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연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도출해낼 수 있도록 BD 활동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단순 숫자 자체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강력한 상용화 의지와 리소스를 갖고 글로벌 임상 3상을 빠르게 완수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다만 MASH 치료제 시장의 잠재성과 미충족 수요, 제한된 허가 품목, 경쟁력 있는 글로벌 임상 2상 조직생검 데이터 등을 감안하면 자보페그두타이드가 보유한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유의미한 계약 규모를 기대한다. 기술이전 이후 해당 약물이 실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출시돼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 잡아야 장기적으로 판매 로열티 수익이 극대화되고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기술이전 시 어떻게 위험요인을 관리하나.
▲신약 개발 특성상 임상적 변수나 파트너사의 내부 전략 변경 등 모든 위험 요소를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한편 협상 단계에서부터 '궁극적인 상업화 완수 의지'를 검증할 수 있는 기준들을 일부 적용해볼 수 있다. 계약의 상업적 가치와 초기 선급금 규모는 파트너사가 해당 파이프라인에 부여하는 무게감을 가늠할 객관적인 가늠자다. 포기 자본을 선제적으로 집행하면 파트너사가 임상 개발을 끝까지 완수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동인이 될 수 있다. 파트너사 기존 파이프라인과의 직접 경쟁 가능성 및 개발 우선순위도 따져봐야 한다. 계약 체결 이후 파트너사의 유사 과제에 밀려 개발이 지연되거나 후순위로 방치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를 이끌고 갈만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췄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기술이전은 단기 이벤트를 넘어 '상업화까지 완수해 낼 수 있는 체력과 의지를 갖춘 파트너인가'를 선별해 내는 데 있다고 본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상장을 성장의 중요한 단계로 보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코스닥 상장 전후로 협상력이나 제약의 변화가 있었는지.
▲대다수 국내 바이오텍은 증권시장 상장(IPO)을 오랜 기간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개발해나가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삼는다. 한편 비상장 바이오텍이 후기 임상 진입 및 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할 때, 일례로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요구하는 요건의 문턱은 결코 낮지 않다. 시장과 평가기관은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임상 단계의 데이터를 넘어 해외 기술이전 실적 등을 통해 제3자로부터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를 기대한다. 때문에 일부 기업은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성숙한 단계(가치 극대화 이전)에서 약물 계약이 체결되는 정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상장을 하게 되면,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고, 이는 곧 바이오텍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상에서 기술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한다.
---정부의 기술수출 목표와 관련 지원책 등 정책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정부가 K-바이오·백신 펀드 등 메가펀드 조성을 구체화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임상 개발을 지속하는 바이오텍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지원 중 하나가 이러한 대규모 펀드의 지속적 확대와 신속한 자금 집행이기 때문이다. 조기 기술수출을 넘어 글로벌 주요 기업들처럼 자체적인 후기 임상을 완수하고 가능하다면 직접 상업화까지 이뤄낼 수 있어야 진정한 산업적 도약이 가능하다. 바이오텍이 자금적 압박 없이 후기 임상과 상업화 단계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민관 자본 생태계 조성은 필수적이다.
---DD01을 넘어 주목하고 있는 자사 차세대 파이프라인이 있다면.
▲자사 섬유화증 치료제 TLY012는 단순한 대사 완화를 통한 간접적인 개선을 넘어 이미 축적되고 딱딱해진 섬유화 조직 자체를 가역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이러한 기전적 특성으로 MASH 및 중증 간경변(F4) 뿐만 아니라 만성췌장염, 전신경화증 등 범용적 섬유화 질환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가치를 지녔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진입 예정인 초기 글로벌 임상으로 약물의 인체 내 안전성 및 초기 유효성을 입증하는 시점에 TLY012의 기업가치와 딜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초기 임상 완료 후 유의미한 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전략적 방향성으로 고려하고 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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