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채권 발행 등 시장성 조달을 꾸준히 줄이고 현금을 대규모 쌓아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고금리 환경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완성차 경쟁사들이 많게는 7~8%대의 이자 비용을 지불하면서 달러채를 찍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극도로 건전한' 재무 구조는 향후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내할 탄탄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20일 현대차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금리가 100bp 올랐을 때 현대차의 별도 기준 세전이익 감소분은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 금리만 올랐을 때, 금융 자산이나 차입금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수익과 비용의 증감분을 가리킨다.
현대차는 금리가 100bp 올랐을 때 오히려 세전이익이 약 4억원 증가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금리가 같은 폭 내렸을 때는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다.
금리 변동에 노출된 예금과 같은 금융자산이 변동 금리부 부채나 차입금보다 더 많아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수익 증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별도 기준으로 금리가 오르면 비용이 증가하기보다, 오히려 수익이 증가한다. 금리가 100bp 오르면 세전이익이 약 252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시장금리 상승이 곧바로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변동금리 조달 노출이 적은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5년간 채권 발행도 전무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마지막 채권 발행은 지난 2021년 2월이고, 기아는 지난 2022년 2월 달러채를 찍은 게 마지막이다. 기아의 원화채는 현대차와 비슷한 시기인 2021년 3월 마지막으로 발행됐다.
양사 모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에 대해 차환 발행 없이 전액 상환으로 대응하고 있다. 5년 가까이 상환 기조가 지속되면서 현대차는 채권 잔액이 이날 기준 1천5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기아는 1조3천억원 수준이다.
양사 모두 현금 곳간을 넉넉히 쌓아둔 덕에 외부 조달의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은 14조7천억원, 기아는 23조6천억원에 이른다. 총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훨씬 많아, 양사 모두 순차입금 비율이 마이너스 수준이다.
반면 차환을 위해 외부 시장성 조달에 나서야 하는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고금리와 신용위험 상승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일본 닛산의 경우 지난해 달러채를 발행하면서 7~8%의 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달 비용이 더 커지기도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등으로 미래 사업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이에 따른 자금 소요가 커질 수 있지만 현대차·기아의 탄탄한 재무구조가 투자 여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를 분석하면서 "전동화 전환 과도기 과정에서의 투자, 미래 사업 전략 투자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 재무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매우 풍부한 현금성 자산으로 중단기적 투자 관련 자금 소요에 원활하게 대응하면서 우수한 재무 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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