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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위기 때 등판한다…미국은 국가가, 한국은 대표기업이

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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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굵직한 구원투수 '바이백' 발표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굵직한 '바이백(buyback)'이 발표됐다. 주체는 기업과 정부로 달랐지만, 흔들리는 신뢰를 붙들기 위해 직접 시장에 등판했다는 점은 같았다.

스타트는 SK하이닉스가 끊었다.

SK하이닉스는 19일 정규장 마감 후 앞으로 3개월 동안 발행주식총수 3.3%에 달하는 약 40조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8년 만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자 예년 현금배당 규모를 수십 배 웃도는 규모다.

시장은 SK하이닉스를 둘러싸고 제기되던 '신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성을 둘러싼 의구심, 막대한 현금보유고에 비해 부족한 주주환원에 대한 불만, 해외 종속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 논란이 겹치면서 주가는 6월 말 정점 대비 반토막 났다.

반년 만에 세 배(2025년 12월 119만명→2026년 6월 346만명)로 불어난 국내 소액주주는 비판 여론을 주도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회사 차원의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까지 나오자 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11% 급등한 채 거래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도 19일(현지시간) '깜짝 발표'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 재무부는 잔존 만기 10~30년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운영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5.3%를 넘어서며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9.2bp 급락했다.

이 역시 미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5년 넘게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과 40조달러를 넘어선 정부부채는 미 국채 매도세에 힘을 실어 온 터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금리가 유권자의 생활을 짓누르자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달 비용을 억누르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SK하이닉스 이사회와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는 주주이익 극대화다. 주가가 한 달여 만에 50% 폭락한 상황에서 고민이 많았을 수밖에 없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내 임무는 국가 최고의 국채 세일즈맨이 되는 것이며, 국채금리는 이 임무의 성과를 가늠하는 강력한 척도"라고 말한 바 있다.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자신의 성적표가 실망스러워지는 판국에 손을 놓고 있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대대적인 바이백이 신뢰 위기의 수위를 낮출 수는 있어도, 근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기술경쟁력 강화와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이고, 정부가 국채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첩경은 재정건전성 확보다.

구원투수의 역할은 불붙은 위기의 확산을 막는 데까지다.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선발과 타선, 펀더멘털의 몫이다.

같은 듯 다른 바이백이 벌어준 시간을 기업과 정부가 무엇으로 채울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경제부 시장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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