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상장사가 합병 등 주요 조직개편을 추진할 때 기준이 되는 합병가액 산정 방식이 특정 시점의 주가(시가)에서 자산과 미래 수익 가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공정가액'으로 바뀐다. 지배주주에게 유리하도록 고의로 주가를 억누르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간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상장사가 계열사와 합병할 때 특정 기간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시가만을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정하도록 규정해 왔다.
시장 가격에만 의존하다 보니, 지배주주 등에게 유리한 거래조건을 만들고자 주가가 저평가된 시기를 골라 합병을 추진하거나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춘다는 비판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개정안은 합병과 분할합병, 중요한 영업·자산 양수도, 포괄적 주식교환 및 이전 등 주요 조직개편 가액 산정 시 시가와 순자산가치, 미래 수익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역시 기존 시가 단일 기준에서 벗어나, 자산 및 수익가치를 함께 반영한 금액을 주주에게 제시하도록 개선했다. 시장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기업의 실질적인 내재가치를 산출하겠다는 목적이다.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도 대폭 강화한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사회는 합병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 적정성 등을 담은 의견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또 객관적인 제3자로부터 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을 평가받아 시장에 공개하는 절차도 신설됐다.
특히 계열사 간 합병 시에는 채무보증이나 담보제공, 임원겸직 등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 간의 이해관계도 공시 대상에 추가된다. 일반 주주가 공시 자료를 통해 합병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 후 3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금융위는 제도 변경 사항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시행령 등 하위 규정을 조속히 정비할 계획이다.
금융위 "조직개편 행위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이 충분히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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