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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부터 리먼·코로나까지…위기때마다 국제금융현장 지킨 '외환통' 권민수

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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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은 한은맨…한은 부총재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권민수 신임 한국은행 부총재는 한은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외환과 국제금융 현장을 지켜온 정통 '한은맨'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까지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굵직한 대외 충격 때마다 국제금융과 외화자산 운용 현장에 있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권 부총재는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3년이다.

권 부총재에게 1997년 외환위기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김혜수가 연기한 한시현 한국은행 팀장이 국가부도 위기를 감지하고 대응책을 찾던 바로 그 시기, 입행 2년 차였던 권 부총재도 한은 국제부문에서 외환위기를 맞았다.

권 부총재는 '2대 한은맨'이기도 하다. 부친 권영진 씨 역시 한은에 몸담았다.

부친의 뒤를 이어 중앙은행에 발을 들인 지 30여 년 만에 한은의 2인자인 부총재 자리까지 오른 셈이다.

◇외환위기부터 리먼·코로나까지…위기 때마다 국제금융 현장

1970년생인 권 부총재는 휘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은에 입행했다. 2002년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입행 이후 경력 대부분을 국제국과 외자운용원, 뉴욕사무소 등에서 쌓았다.

특히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에는 외화자금국에서 한은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증권대여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당시 한은의 증권대여 거래를 맡던 해외 거래기관으로부터 리먼 관련 위험을 알리는 연락을 받은 그는 즉각 관련 익스포저를 점검하고 회수에 나섰다. 리먼에 나가 있던 자산을 회수하는 동시에 다른 거래기관에도 관련 자산을 점검하도록 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당시 권 부총재가 담당하던 자산은 문제없이 회수됐고, 이후 리먼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초유의 혼란에 빠졌다.

1997년 외환위기를 입행 2년 차 직원으로 겪었다면 2008년에는 직접 외화자산을 운용하는 실무자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전선에 있었던 셈이다.

이후 뉴욕사무소 등을 거쳐 외자운용원으로 돌아왔고 2014년에는 기획재정부에 파견됐다.

2016년부터 국제국 외환시장팀장을 맡았고 2019년 다시 외자운용원으로 옮겨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던 시기에도 외화자산 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2021년 외자운용원 부원장에 오른 데 이어 2023년 6월 외자운용원장을 맡기도 했다.

◇'미스터 원'과는 '외환당국 콤비'…정책 공조 기대

권 부총재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 경험도 풍부하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스터 원'으로 불리는 문지성 현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다. 두 사람은 과거 외환당국의 실무 카운터파트로 함께 일했다.

2016∼2017년 권 부총재가 한은 국제국 외환시장팀장을 맡을 당시 문 관리관은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이었다.

당시 한은과 기재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외환시장 관련 자료에는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시장팀장 권민수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외화자금과장 문지성이 문의 책임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당시 외환시장 현안을 함께 다루며 긴밀히 호흡했고 이후 각자의 보직이 바뀐 뒤에도 국제금융 현안을 두고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문 차관보가 현재 정부 측 외환정책을 총괄하는 가운데 권 부총재까지 한은 2인자로 올라서면서 과거 실무 카운터파트였던 두 사람이 다시 외환·국제금융 현안의 주요 축을 맡게 됐다.

◇WGBI·외환시장 구조개선 이끌어…이제 '원화 국제화' 후속 과제로

권 부총재의 국제금융 경력은 최근 외환시장 구조개선 과정에서 다시 부각됐다.

그는 외자운용원 부원장과 원장을 거쳐 2024년 5월 국제금융·협력 담당 부총재보에 올랐다. 1970년대생 한은 직원 가운데 처음 부총재보에 오른 사례였다.

부총재보 재임 기간에는 외환시장 구조개선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한은의 주요 국제금융 현안을 담당했다.

이후 한국의 WGBI 편입이 결정됐고 외환시장 거래시간도 단계적인 연장을 거쳐 24시간 체제로 확대됐다.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에도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선진화는 한은의 주요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4시간 외환시장의 안착과 역외 원화 결제 기반 마련,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 개선 등 후속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지난 2년간 외환시장 구조개선과 WGBI 편입 관련 업무를 맡아온 권 부총재의 경험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권 부총재에 대해 "외자운용원과 국제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역량과 전문성, 기여도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외환 및 국제금융 전문가"라며 "우리나라 외환시장 및 외화자산 운용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국내 금융기관, 글로벌 대형 투자자 및 국제기구와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금융사회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위상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권 부총재의 역할은 외환과 국제금융이라는 전문 분야를 넘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지급결제 등 한은 업무 전반을 조율하는 자리로 넓어졌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 부총재는 총재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겸한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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