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15조 몰려…수익성 관리에 NIM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맞물리며 3주 만에 15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다만 정기예금의 증가는 은행의 조달 비용을 높인다. 이미 2분기에도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가운데, 정기예금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에도 수익성 관리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1천조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984조9천399억원에서 이달 들어 약 3주간 15조9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진 건 지난달부터다. 지난달에만 35조5천401억원이 늘어난 데 이어, 이달에도 비슷한 규모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5월 중에는 순증과 순감을 반복하면서 월평균 증가액이 1조860억원에 그쳤고, 6월 증가액도 4조6천837억원 수준이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상반기 증시 활황기에 투자처를 찾아 빠져나갔던 자금이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2월 100조원을 넘어선 뒤 6월 초 139조원까지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재차 100조원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11일 기준 잔액은 97조9천289억원으로, 고점 대비 약 40조원 줄었다.
동시에 높아진 금리 여건도 정기예금의 매력을 키웠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고, 이에 정기예금의 평균 최고 금리도 3.2%까지 올라왔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를 얹은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수신 확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3년여 만에 정기예금 특판을 재개해 올해 들어서만 '신한 SOL메이트 정기예금 특판'을 여섯 차례 선보였다. 최고금리는 연 3.5%이며, 이번 판매 한도는 5천억원이다. 앞선 특판이 잇따라 완판된 데 이어 이번에도 이미 한도의 절반가량이 소진됐다. 현재 판매분까지 모두 소진되면 올해 누적 판매액은 2조6천억원에 달한다.
NH농협은행은 'NH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행예금'을 출시해 일주일 만에 한도를 모두 채웠고, 우리은행은 '우리의 소원 정기예금'으로 연 3.6%의 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의 증가는 은행의 수신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조달 비용을 높여 NIM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의 비중이 커질수록 전체 수신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에 비해 수신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에는 하락 압력이 가해진다.
이미 지난 2분기 중 주요 은행의 NIM 지표는 하락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NIM 평균은 전 분기 대비 5bp 낮아진 1.59%다.
지난달 들어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이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된 만큼, 3분기에도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NIM 관리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NIM은 2분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 평균 약 1~2bp 내외의 하락이 예상되며, 대형시중은행 모두 3분기 NIM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보료 일시 납부 영향과 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한 조달 확대 현상이 지난달에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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