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결정, 성장·물가·금융안정 등 균형 있게 고려…데이터 따라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김학성 기자 = 권민수 신임 한국은행 부총재가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과 관련해 단기 자금 흐름의 영향이 컸다면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하향 방향이 맞다고 평가했다.
향후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자신을 매파나 비둘기파로 미리 규정하기보다 데이터에 따라 통화정책을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권 부총재는 21일 취임 후 한은 기자실을 찾아 최근 환율 흐름에 대해 "환율은 그간 원래 예상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이 그렇게 좋고 경상수지도 큰데 단기 플로우가 굉장히 지배했다"고 말했다.
◇환율, 펀더멘털로는 하향…"매·비둘기 결정짓고 싶지 않아"
그는 "이번에 환율이 안정된 것도 어느 정도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단기 플로우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근본적으로 펀더멘털로는 하향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주식시장 흐름과 중동 정세를 비롯한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환율을 통화정책 판단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권 부총재는 "향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아직 중동 전쟁도 있고 여러 대외 변수가 많다"며 "환율을 아예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고 상황이 또 바뀔 수 있어 모든 요인을 균형 있게 같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부터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권 부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점도표'를 어떻게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생각을) 못 했다"며 "다음 주부터 회의에 참석할 텐데 금통위원들과 의견도 교환하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잘 찍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성장세나 물가를 다 감안해야 하고 금융안정 측면도 봐야 한다"며 "금리를 올림에 따라 정책적인 효과가 나겠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하나를 딱 찍기보다는 균형되게 봐야 한다"며 "굉장히 신중하면서도 필요하면 유연하게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통화정책 성향을 매파 또는 비둘기파 중 어느 쪽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유연함을 강조하며 답을 대신했다.
권 부총재는 "아직 매나 비둘기로 결정짓고 싶지는 않다"며 "상황에 따라, 데이터에 따라 그때그때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 큰 과제…24시간 시장 거래량 더 늘려야"
국제금융과 외환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권 부총재는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선진화를 향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권 부총재는 1995년 입행 이후 국제국과 외자운용원에서 외환시장과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했고 최근까지 국제금융·협력담당 부총재보로서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선진화 과제를 맡았다.
그는 "원화 국제화는 굉장히 큰 과제이고 지금 한 발 두 발씩 발자취를 내딛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 9월부터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해외에서도 원화가 충분히 잘 결제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크다"고 말했다.
24시간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거래량과 시장의 깊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권 부총재는 "24시간 개장도 지금 안정화되고 있지만 아직 거래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거래량을 올리고 시장의 깊이를 깊게 또는 넓게 하는 게 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원화 국제화 등을 시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봤다.
권 부총재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배경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이 우리 경제 규모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비해서 작은 것 같다"며 "그런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도 그는 WGBI 편입의 성과를 이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의 안정적 정착과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취임사에서도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대응 역량 강화는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제도 다 고쳤다고 끝 아냐…시장에서 실제 작동해야"
최근 불발됐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실제 시장 참가자가 개선 효과를 체감하도록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재는 최근 원화 국제화와 시장 접근성 개선으로 MSCI 편입의 걸림돌이 상당 부분 해소됐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많이 해소됐고 계속 소통하면서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WGBI 편입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당국 쪽에서는 '우리의 모든 제도는 다 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워커블(workable)하려면 기존의 오랜 관행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 잘 될 수 있도록 가장 끝단에서 보틀넥(병목)이 없게 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부총재는 특히 "진짜 시장에서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 제도만 다 고쳤다고 해서 됐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WGBI를 하면서 제도적으로 많이 갖춰졌기 때문에 계속 소통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실제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많이 파악했다"며 "하반기나 내년 초에 많이 노력해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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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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