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벌 땐 더 벌었는데'…에쓰오일 재고손실 3천억 난 사연은

26.08.21.
읽는시간 0
*그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S-Oil[010950]이 올해 상반기 정유사 중 홀로 3천억원이 넘는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단기간 급등한 뒤 급락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와 다른 재고 원가 산정 방식의 영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3천431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 정유사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GS칼텍스의 상반기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32억원에 그쳤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는 70억원의 기존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오히려 환입했다.

차이를 만든 주요 요인으로는 재고 원가 산정 방식이 꼽힌다. 에쓰오일은 재고자산 원가를 선입선출법(FIFO)으로 책정한다. 반면 다른 정유사는 주로 총평균법을 사용한다. 에쓰오일은 대주주 아람코의 회계방식에 맞춰 선입선출법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입선출법은 먼저 사들인 원유가 먼저 생산에 투입된 것으로 회계 처리한다. 이에 따라 유가가 빠르게 오를 때는 과거 낮은 가격에 확보한 원유가 먼저 매출원가로 잡혀 이익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최근 높은 가격에 매입한 원유가 기말 재고에 남게 되고,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이들 재고의 장부가와 시가 간 차이가 벌어지면서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가 이런 구조가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기였다. 중동 지역 전쟁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3월 말 배럴당 12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았고 5월 말에도 100달러를 넘었지만, 6월 말에는 60달러대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실제 에쓰오일은 유가 상승기에는 선입선출법에 따른 재고 효과의 수혜를 크게 누렸다. 회사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재고 관련 효과'는 올해 6천434억원이었다. 특히 유가 상승이 가팔랐던 3월 한 달에만 약 6천억원의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했다. 이는 회계상 재고자산 평가손익과 함께 저가 재고를 투입함으로써 발생한 손익 효과를 포함한 수치로 보인다.

올 1분기 당시 에쓰오일도 향후 유가가 하락할 경우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실적 하방 위험으로 꼽은 바 있다.

두바이유 가격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생성 이미지]

결국 상반기 중 이미 생산에 투입된 저가 원유에서는 상당한 재고 효과를 누린 한편, 선입선출법 특성상 상대적으로 고가에 매입한 물량이 6월 말 재고에 남기 쉬운 상황에서 유가가 급락하면서 평가손실이 크게 잡힌 셈이다.

총평균법을 쓰는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이 같은 변동이 완화된다. 여러 시점에 매입한 원유의 가격을 평균 내 매출원가와 기말 재고원가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선입선출법으로 인해 에쓰오일은 과거 유가 급락기에도 재고 평가손에 따른 실적 변동이 경쟁사보다 크게 나타난 바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20~30달러대로 급락했던 2020년 1분기 중 재고 관련 손실만 약 7천억원 넘게 기록하기도 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이 아쉬웠다면서 배경 중 하나로 "재고 관련 효과가 경쟁사 대비 낮았는데, 선입선출법을 사용해 경쟁사 대비 기초 재고가 높고 기말재고는 낮게 계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byun@yna.co.kr

윤은별

윤은별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