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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장은 초일류·조직은 구시대…스텔라김 "韓, 이러면 미국서 뒤처져"

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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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수조원의 자본을 쏟아부어 미국 텍사스와 조지아에 거대 공장(Greenfield)을 짓는 한국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첨단 자동화 라인이 깔린 화려한 외관과 달리, 정작 현장에서는 공장을 돌릴 핵심 관리자와 엔지니어들이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줄퇴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지화라는 이름 아래 인력 머릿수만 늘렸을 뿐, 일하는 방식과 권한의 구조는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는 22일 글로벌 HR 인텔리전스 파트너 에이치알캡(HRCap)의 스텔라김 대표를 만나 K-제조업이 직면한 현지화의 맹점과 현실적인 타개책을 들어봤다. HRCap은 지난 26년간 삼성, LG, SK, 한화, 현대, LS, 포스코 등 굴지 기업들의 북미 진출을 현장에서 도맡아 온 K-신화의 산증인이다.

에이치알캡(HRCap)의 스텔라김 대표

[촬영: 이재헌 기자]

◇ 공장 짓는 데 2년, 사람 뽑는 데 2주인 K 기업들 현실

"공장 인프라는 1~2년 전부터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자본을 들이면서도, 정작 이를 이끌 핵심 인재 채용은 가동 불과 몇 주 전에야 벼락치기로 요청합니다."

스텔라김 HRCap 대표가 꼬집은 한국 기업들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다. 이른바 시간의 불균형이다. 이를 '현지화의 역설(Localization Paradox)'이라고 진단했다. 시간에 쫓겨 급조된 채용은 모호한 직무기술서(JD)를 낳고, 이는 미국 주별 노동법이나 다양성(DEI) 규정을 위반하는 중대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로 이어진다.

더 뼈아픈 것은 기껏 비싼 몸값을 주고 영입한 현지 최고 전문가들의 이탈이다. 한국 기업 특유의 오너 중심 경영체제와 본사 중심의 상명하복식 구조 탓에, 현지 핵심 인재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넘겨주지 않는 낡은 거버넌스가 발목을 잡는다.

스텔라김 대표는 "한국 본사와 미국의 시차로 인해 매 순간 필요한 결정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며 "아무리 훌륭한 역량과 전략, 막대한 자본이 있어도 결정을 현지에서 빠르게 내리지 못하면 대만이나 일본 등 경쟁사에 뒤처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 2주밖에 없다면 답은 HRCap…데이터와 특허 AI의 융합

수개월이 걸릴 시행착오를 압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HRCap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2000년 창립 이래 26년간 축적된 방대한 노동 시장 데이터와 조직 세팅 노하우를 단숨에 수혈받을 수 있어서다.

에이치알캡(HRCap)

[출처: HRCap]

독보적 역량의 중심에는 올해 새롭게 HRCap의 지휘봉을 잡은 1.5세대 최고경영자(CEO), 스텔라김 대표의 이력이 깊숙이 녹아 있다.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사회·조직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과거 IBM 글로벌 본사에서 데이터 기반의 인재 분석(Talent Analytics)과 전략 컨설팅을 리드했던 브레인이다.

기업 내 이중언어(Bilingual) 능력자에게만 일이 몰리면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점을 스텔라김 대표는 간파했다. 이 때문에 HRCap은 '이중언어 병목'을 해소하는 조직 재설계에 특화됐다.

스텔라김 대표는 "단순한 정량 데이터보다 양국 조직 문화의 숨은 맥락을 짚는 것이 핵심"이라며 "HRCap이 단순 AI(인공지능)를 넘어 '맥락적 지능(Contextual Intelligence)' 개발에 매달린 이유"라고 강조했다.

통찰력은 강력한 기술적 인프라로 구현됐다. 최근 HRCap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CAP AI™'는 미국 특허청(USPTO) 심사를 전면 통과하는 쾌거를 거뒀다. 인사담당자가 지원서 2천개를 수작업으로 훑어봐도 30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CAP AI는 약 50분 안에 전수 정독 후 요건별 근거 채점을 제공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직무 적합도를 명확한 근거와 수치로 보여주기 때문에 실무진은 핵심 인재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데만 화력을 집중할 수 있다. 고질적인 직무 모호성을 해결하기 위해 제공되는 'JD 에디터'는 한국식 두루뭉술한 업무 지시를 미국 표준으로 정제하고, 현지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필터링해 기업의 안전한 안착을 돕는다.

스텔라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흔히 쓰는 '기타 본사가 지시하는 업무' 같은 문구는 미국 노동법상 가장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며 "HRCap이 양국 직급 체계의 숨은 맥락을 번역해 직무의 모호성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 K-컬처 골든타임 열렸다…'사람 아닌 역량과 구조에 투자하라'

HRCap의 영향력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방대한 아시안계 인재 풀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F&B 기업들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 CJ(CJ푸드빌), 삼양, 대상, SPC(파리바게뜨), 농심, 글로벌 맥주 브랜드 칭따오 등도 HRCap에 인재 추천을 의뢰했다.

에이치알캡(HRCap) 담당 주요 산업

[출처: HRCap]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미국 내 K-브랜드의 위상 변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미국 톱클래스 인재들에게 한국 기업은 낯선 변방에 불과했다. 이제는 문화적 패권이 확대되면서,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미국 주류 인재들조차 한국 기업의 역동적인 문화에 매력을 느낀다.

심지어 한국 이주 기회까지 노리며 적극적으로 입사 지원에 나선다. 진정한 글로벌 인재를 빨아들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으로 평가됐다.

스텔라김 대표는 북미 진출을 주도하는 한국 본사 경영진을 향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특정인의 역량에 기대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기업이 현지에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구조를 짜야 한다"며 "수조원짜리 공장이라는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조직이라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아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급변하는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요건으로 '조직의 민첩성'을 꼽으며 "복잡한 다문화 환경일수록 구시대적 보고 라인을 걷어내고, AI 기반의 스마트 거버넌스로 현장에 판단을 위임해야 진정한 현지화가 완성된다"고 전했다.

에이치알캡(HRCap)의 스텔라김 대표

[출처: HRCap]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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