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육성 경험 다시 시험대
호카 체급은 '10분의 1 수준'…2030년까지 뉴발란스와 공존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이랜드가 지난 2008년 뉴발란스 국내 라이선스를 가져왔을 때, 이랜드가 밝힌 이 브랜드의 연 매출은 250억원이었다. 16년 뒤인 2024년 12월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가 '1조 브랜드'가 됐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뉴발란스를 1조 브랜드로 키운 이랜드가 이번엔 호카(HOKA)를 넘겨 받았다.
호카를 보유한 미국 데커스브랜즈의 아시아태평양 법인은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 내 호카 브랜드의 새로운 유통사로 이랜드를 선임됐다고 알렸다.
앞으로 이랜드가 호카를 제2의 뉴발란스로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22일 이랜드월드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뉴발란스의 상표권 사용료는 올해 상반기 519억2천800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달성한 380억4천500만원보다 36.5% 늘었다.
지난해 연간 로열티 765억원은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영업이익(2천515억원)의 30.4%에 해당한다.
뉴발란스코리아(한국법인)는 올해 2월 유한회사로 전환하며 조직 정비를 마쳤고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 사업을 직접 운영한다. 이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살아있지만, 운전대는 넘어간다. 떠나보내야 할 브랜드가 지금 가장 잘 팔리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호카는 뉴발란스의 대체재가 아니다.
기존 호카의 총판사 조이웍스의 매출은 2022년 249억원에서 지난해 1천65억원으로 4배가 됐지만 이는 총판사가 인식한 도매 기준 매출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이랜드는 250억원짜리 브랜드를 국내 최대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로 키운 회사다. 이제는 1천억원대 브랜드를 앞에 놓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구도가 됐다.
이랜드에 있어 이 장면이 처음은 아니다.
이랜드는 1994년 푸마 국내 라이선스를 확보해 2007년까지 운영했지만, 푸마 본사는 2007년 서울에 푸마코리아를 세우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한국 사업을 직접 맡았다. 브랜드를 키워놓으면 본사가 직접 들어오는 일은 라이선스 사업의 오래된 문법이다.
공교롭게도 이랜드가 뉴발란스 국내 라이선스를 가져온 것도 2008년이다. 푸마를 내준 해에 뉴발란스를 받았고, 뉴발란스를 내주는 시점에 호카를 받는 셈이다.
18년 전 이랜드가 받아온 것은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연 250억원짜리 러닝화 브랜드였다. 아무도 1조원 매출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랜드는 이렇게 키운 뉴발란스를 떠나보내야 하지만 당분간은 뉴발란스 한국법인과 공존하는 체제다.
이랜드는 2030년까지는 뉴발란스와 라이선스 계약으로 묶여있다.
업계에서는 뉴발란스가 내년에, 국내에 직접 진출하되 본사와 기존 라이선스를 가진 회사가 리테일 운영을 동시에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호카의 국내 유통사로 정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발란스와도 2030년까지 라이선스 계약이 유효해 뉴발란스와 바로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출처: 이랜드]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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