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8조 급증…정부 대출 공급 확대 속 '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4대 금융지주가 고객과 계약을 맺고 향후 빌려주기로 한 대출약정 규모가 5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차주의 자금 수요에 따라 대출로 전환될 수 있어, 정부가 하반기 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전체 신용공급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4대 금융 모두 약정 증가…하반기 신규 대출 여력도 확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대출약정은 지난 6월 말 총 530조2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12조2천41억원보다 17조8천256억원, 3.5% 증가했다.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신한금융의 원화·외화 대출약정은 지난해 말 120조6천2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6조8천787억원으로 6조2천764억원 증가했다. 원화 약정이 3조3천268억원, 외화 약정이 2조9천495억원 늘었다.
KB금융의 기업·가계 대출약정은 같은 기간 114조6천250억원에서 118조9천848억원으로 4조3천598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약정이 2조2천46억원, 가계대출 약정이 2조1천552억원 각각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원화·외화 대출약정은 142조6천907억원에서 146조3천374억원으로 3조6천468억원 증가했다. 원화 약정은 1조1천378억원 줄었지만 외화 약정이 4조7천845억원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우리금융의 대출약정도 134조2천861억원에서 137조8천288억원으로 3조5천427억원 증가했다.
약정 가운데 실제 대출로 전환되는 규모는 차주의 자금 수요 등에 따라 달라져 향후 실행 추이에 따라 실제 신용공급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금융회사들이 새로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여력도 확대됐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였다.
금융감독원도 은행권 여신 관계자들을 불러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은행별 추가 한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NH농협은행이 지난 6월부터 중단했던 일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대면 취급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은행권에서도 대출 공급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이 새로 취급할 수 있는 대출 여력이 늘어난 상황에서 기존 대출약정의 실행 규모도 하반기 전체 신용공급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신규 대출과 별개로 기존 약정 역시 차주의 수요에 따라 실제 대출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아직 대출 아닌 530조…향후 '실행률'이 관건
대출약정 530조원이 모두 실제 대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출약정은 차주의 자금 수요에 따라 실제 대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실행된 대출잔액과는 다른 형태의 잠재적인 신용공급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이 가운데 실제 대출로 전환되는 규모다.
4대 금융의 대출약정이 반년 만에 17조8천256억원 증가한 상황에서 차주의 자금 수요나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약정 실행 규모가 달라질 경우 실제 신용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경우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금융회사와 미리 맺어둔 대출약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차주가 비슷한 시기에 약정을 실행할 경우 기존 대출잔액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자금 수요가 실제 대출로 전환되면서 금융회사가 공급해야 할 자금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정 실행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지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대출로 전환된 금액은 자산으로 잡혀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리고 자본비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아직 실행되지 않은 대출약정도 신용위험 관리 대상으로 두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나금융은 대출약정과 금융보증계약에 대해서도 신용위험 변화에 따라 기대신용손실(ECL)을 측정하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대출약정을 고객에게 신용공여를 약속한 한도로 설명하면서 대출한도와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이 포함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530조원이라는 약정 규모 자체보다는 이 가운데 얼마가 실제 대출로 전환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신규 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약정의 실행 규모 역시 하반기 실제 대출 증가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 가운데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약정은 실제 대출잔액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지만 차주의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약정 실행이 늘어나면 전체 신용공급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유동성과 자본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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