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상반기 법인세 납부 11.2조…전년보다 7조 증가
올해 실적 반영 법인세비용 70조…8월 중간예납부터 세수 본격 반영
정부, 반도체발 추가세수 적립…기금 규모 100조 전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을 넘어 국가 세수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추가 세수를 별도로 적립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부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연합인포맥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두 회사의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은 총 11조2천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4조1천906억원보다 7조177억원, 약 16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은 3조9천8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천187억원보다 2조8천689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3조719억원에서 7조2천207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가액만 4조1천488억원이다.
다만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은 주로 지난해 사업연도 실적에 대한 확정 법인세로,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효과는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산출하는 8월 중간예납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법인세비용 70조…향후 세 부담도 '껑충'
올해 실적에 따른 세 부담 확대는 회계상 법인세비용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상반기 법인세비용은 지난해 165억원에서 올해 31조2천623억원으로 급증했다. 세전이익도 같은 기간 9조1천557억원에서 138조2천675억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의 법인세비용도 지난해 상반기 2조7천717억원에서 올해 38조8천311억원으로 늘었다. 세전이익은 17조2천352억원에서 168조341억원으로 증가했다.
양사의 상반기 법인세비용을 합하면 약 70조1천억원에 달한다.
다만 법인세비용에는 당기법인세뿐 아니라 회계상 이익과 세법상 과세 시점 차이에 따른 이연법인세도 포함돼 있어 이를 올해 정부가 실제 거둬들이는 세수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세전이익에는 반도체 영업이익 외에 키옥시아 투자자산 등의 금융상품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미실현 평가이익은 회계상 법인세비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실제 세금 납부 시점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비용은 당장 현금으로 납부한 세액과는 다르고 당기 실적을 토대로 현재 또는 향후 부담할 세금이 회계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올해 법인세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이 급증하면서 향후 부담해야 할 법인세 규모도 커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반도체 호황이 실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이달 법인세 중간예납에서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8월 전체 기업의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를 약 46조원으로 추정했다. 통상 10조~17조원 수준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법인은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중간예납 세액을 산출해야 하는 만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이익 증가가 세수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합계 약 244조9천억원에 15%를 적용해 양사의 중간예납액을 약 36조7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증권사의 추정치로 실제 납부액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중간예납액은 분납도 가능하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부도 "반도체 추가세수"…미래대응기금으로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반도체발 세수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에서 "반도체 추가세수는 AI 대전환 과정에서 확보한 소중한 재원"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 등을 중심으로 국세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납부하는 법인세가 그대로 기금에 들어가는 구조는 아니다.
정부는 차년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율을 토대로 산출한 장기 추세치를 웃돌 경우 그 차액을 '추가세수(Windfall Revenue)'로 정의해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이는 세수 추계 오차나 단기 경기변동으로 당해연도 세입예산보다 더 걷히는 '초과세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기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추가세수와 관련 재원을 합쳐 미래대응기금 규모가 100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서 확보한 재정 여력은 다시 미래 성장동력에 투입된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프론티어급 AI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AIDC)를 비롯해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와 7대 SEED 기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금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출렁이는 세수를 완충하는 역할도 맡는다. 호황기에 장기 추세를 웃도는 세수를 적립했다가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AI가 촉발한 반도체 호황이 기업 이익과 법인세 증가로 이어지고, 여기서 확보한 재정 여력이 다시 AI와 미래 성장산업으로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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