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MMF 기반 역외 토큰증권 '적법' 취지 유권해석
'제도 공백기' 규제 불확실성 해소…원화 RWA 글로벌 진출 탄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전병훈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토큰증권(STO)을 발행·판매하는 행위를 현행 전자증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분산원장 규정을 담은 개정 전자증권법이 내년 2월에야 시행되는 상황에서, 제도 공백기에 역외 발행을 검토해 온 금융투자업계의 법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역외 펀드 STO는 전자증권법 밖"…금융위 법령해석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내 머니마켓펀드(MMF)를 기반으로 한 역외 토큰증권 발행 및 판매 구조에 대해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의 법령해석을 회신했다.
금융위는 "역외 펀드를 토큰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행위는 국외에서 이뤄지는 데다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친다고 볼 수 없어 전자증권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국내 금융투자업자가 역외 기관투자자의 토큰증권 발행 계획을 인지한 상태에서 MMF를 판매했더라도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유권해석에는 엄격한 전제 조건이 붙는다. ▲사모 방식으로 역외 투자자에게만 판매되고 ▲기술적·계약적 장치를 통해 국내 거주자에 대한 재판매가 차단돼야 하며 ▲발행 주체가 국내 금융투자업자와 경제적·법률적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된 역외 기관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토큰증권이 국내 거주자에게 재판매돼 국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발행 행위가 사실상 국내 금융투자업자의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블랙록·신한운용도 뛰어든 RWA…퍼블릭 블록체인 손잡는 이유
토큰화 MMF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실물자산토큰화(RWA) 영역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토큰화 MMF '비들(BUIDL)'은 운용자산(AUM) 약 29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누적 배당금 1억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의 기관 담보 자산으로도 채택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JP모건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키넥시스(Kinexys)를 통해 유럽 MMF의 토큰화 주식 클래스를 출시하는 등 비(非)달러 자산의 토큰화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국내 운용업계도 이 흐름에 맞춰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아발란체와 펀드 토큰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6월 RWA 전문기업 온도파이낸스와 상장지수펀드(ETF) 토큰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달 14일 RWA 특화 블록체인 플룸 네트워크와 손잡고 원화 초단기채 펀드의 토큰화 개념검증(PoC)에 착수했다. 비들을 벤치마크로 삼은 이 실증은 국내 운용사가 원화 자산의 온체인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아발란체와 플룸 네트워크는 모두 누구나 참여해 거래를 검증하고 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개방형(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허가받은 금융기관만 참여하는 폐쇄형(프라이빗) 분산원장을 전제로 설계되는 국내 토큰증권 인프라와 대비된다. 국내 시장만 염두에 뒀다면 폐쇄형 원장으로 충분하지만, 업계가 일찍부터 해외 퍼블릭 메인넷과 손을 잡아 온 것은 원화 자산의 해외 유통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토큰증권 수출길' 열려…"원화 기초자산 전반으로 확산 기대"
업계는 이번 유권해석이 토큰증권의 '글로벌 수출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하며 크게 반색하고 있다.
국내 기초자산을 역외 펀드나 대출 형태로 해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거래는 기존에도 있었는데, 유통 수단이 토큰증권이라 하더라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돼 별도의 추가 규제가 붙지 않는다는 점을 당국이 공식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해석은 MMF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동일한 논리가 채권·부동산 등 다른 원화 기초자산에도 두루 적용될 수 있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량 기초자산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명확해졌다"며 "향후 개방형 블록체인(퍼블릭 메인넷)에서 토큰증권 유통이 본격화됐을 때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큰증권 일러스트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업계 제공. 생성 AI 제작]
kslee2@yna.co.kr
bhjeon@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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