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저금리 때 최종관찰만기 확대 미룬 금융위…금리 상승에 부메랑으로

26.08.24.
읽는시간 0

두 번 미룬 LLP 확대…고금리에 보험사 부담 키워

초장기물 매수 공백에 채권시장도 수급 부담 가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종관찰만기(LLP) 확대 일정을 늦추기로 한 금융당국의 결정이 오히려 보험사와 채권시장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채권 투자 현실을 반영해 규제를 설계하고도,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 시행 시점을 두 차례나 미룬 것은 정책의 일관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8월 보험사 보험부채의 최종관찰만기를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는 규제 방안을 처음 발표했다.

최종관찰만기란 보험사가 부채를 계산할 때 실제 시장 금리를 사용하는 가장 긴 만기를 말한다. 만일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나면, 그 사이 부채에 대한 할인율을 추정치가 아닌 시장 금리로 계산하게 된다.

보험사가 만기가 30년에 달하는 국고채 초장기물을 활용해 자산·부채관리(ALM)를 하는 현실을 반영해 보험부채 평가 기준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최종관찰만기 확대를 추진한 이후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가 하락하는 동안에는 최종관찰만기가 확대할수록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보험사의 ALM 부담이 커진 것이다.

당국은 이를 고려해 두 차례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을 조정했다.

금융위·금융감독원은 지난 2024년 11월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재무 영향 등을 고려해 최종관찰만기를 2025년(23년), 2026년(26년), 2027년(30년)으로 3년간 단계적으로 상향하도록 했다.

이후 지난해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을 반영해 최종관찰만기 확대 계획을 3년에서 10년에 걸쳐 추진하는 방안으로 수정했다. 그 근거로 보험사 K-ICS 비율 하락으로 일시에 과도한 건전성 부담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시장 금리 방향을 따라 당국이 규제를 유예하는 사이, 최근 시장 금리는 예상과 정반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최종관찰만기 확대를 미룬 정책 결정이 보험사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보험사가 30년물 등 초장기 국고채를 활용해 자산듀레이션을 맞춘 반면, 최종관찰만기는 23년으로 고정되면서 금리 민감도에 차이가 발생했다.

자산듀레이션은 초장기 금리 상승에 그대로 짧아지지만, 부채듀레이션은 추정치가 실제 시장 금리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통상 부채듀레이션과 자산듀레이션을 일치시키는 노력을 하는 만큼 금리 변동에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또한 금리 상승은 그 자체로 채권 가격을 하락시킨다.

보험사가 초장기채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투자 손실을 감당하는 동시에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로 ALM 압박에 몰리는 이중고를 안게 된 셈이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초장기물 수급을 약화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주요 투자처인 보험사의 채권 수요가 위축되면 시장 전반의 수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전문가는 "한국은 국고채 30년물까지는 시장이 활발하다"며 "금감원이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보험사가 자본적정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미뤄준 상황인데, 고금리가 되니 상황이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국내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당국에 요청한 대로 정책이 움직이면서 후폭풍이 너무 컸던 것 같다"며 "최종관찰만기를 예정대로 (확대했다면) 충격이 지금보다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 중에 자산듀레이션이 부채듀레이션보다 길어진 데가 많았다"며 "평가손이 있어도 자산까지 부채와 비슷하게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런 상황에 초장기 구간 금리 상승세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 중동 불확실성 등이 복합 작용하며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르고 있다"며 "우리 채권시장도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 추이(지난 2022년부터 현재, 황색은 최종관찰만기 유예된 저금리 기간)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제공]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는 구윤철 부총리

ybnoh@yna.co.kr

노요빈

노요빈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