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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상 최대 110조 환원에도 6%대 급락…왜?

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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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최대 200조 기대'에 못 미친 110조…FCF 산정 투명성·자사주 소각 공백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음에도 주가는 급락세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과 잉여현금흐름(FCF)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6천750원(5.95%) 하락한 26만4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6만1천500원까지 밀리는 등 사상 최대 환원책의 발표 효과가 무색한 흐름이다. 우선주는 낙폭이 더 커 7.78% 내리고 있다.

이번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과도했던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전량 소각 계획을 공시하며 급등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유례없는 규모의 환원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패키지를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주주환원책 발표 전 주가가 미리 급등했다.

실제 발표된 2026년 주주환원 재원(90조~110조원 예상)은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규모임에도, 최대 200조원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반영된 기대감이 실망 매물로 돌아온 셈이다.

시장의 또 다른 불만은 주주환원 재원의 기준이 되는 잉여현금흐름 산정 방식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재원을 계산하면서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선수금과 임직원 주식보상 지출액을 차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삼성전자의 정책이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결여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시차를 두고 매출로 전환될 가시성이 높은 선수금을 유동부채라는 이유로 미리 빼는 것은 주주의 신뢰를 잃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추후 매출 인식 시점에 차감분만큼 다시 가산해 준다 하더라도, 그 사이 회사가 누리는 현금의 시간 가치를 고려하면 지금 차감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됐던 EVA 공식이 노사 대치의 불씨가 됐던 것 같이 이번 FCF 계산 산식이 투명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긍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증한 장기선수금이 추후 실적에 반영되면 2027~2029년 주주환원 재원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정책에서 빠진 점도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합산 지분율은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한도인 10%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위해 보통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이들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10%를 초과하게 돼 지분을 팔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주식을 사더라도 금융계열사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과 다름없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낸 것과 달리,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은 대규모 현금 배당에 집중될 전망이다.

합산 환원액 90조~110조원을 가정할 때 분기·반기 배당을 포함해 1주당 1만3천원에서 1만6천원 수준의 현금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24일 오전 시가를 기준으로 약 5~6%에 달하는 시가배당률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우선주 위주의 매입·소각이 예상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무의결권 주식인 우선주는 금산법상 한도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원의 100%를 배당에만 쏟는다면 주주환원의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을 시행하되 우선주에 더 많이 배분하면 계열사 부담 완화와 보통주-우선주 간 괴리율 축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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