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생명줄 차단" 외친 베센트, 시장엔 '언제든 번복' 타코 심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대이란 제재 공식 발표를 앞두고 언론 기고를 통해 '경제적 D-데이'를 공언했지만, 실질적인 세부 전략은 빠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새벽에 적국을 상대로 결집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이자 경제적 D-데이가 시작된다"며 "이란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 테헤란이 완전히 고립될 때까지 압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1944년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이 새벽 여명기에 개시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D-데이)을 향후 발표할 제재에 비유했다. 대이란 금융 총공세에 돌입하는 긴박감과 결전의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센트 장관은 기고문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밀었다. 그는 "이란의 조력자들은 석유를 구매·운송하고 해상 환적과 자국 은행의 불법 이용을 눈감아주며 공모하고 있다"며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내기론'을 인용해 제3국의 유화책을 비판했다.
이어 "이란과의 금융·상업적 연결을 끊는 국가는 글로벌 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고 시장 신뢰를 강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번영의 길이 막히며 국제적 낙오자로 전락할 것"이라며 강력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경고했다.
하지만 CNN은 "베센트 장관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을 위협하면서도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거의 밝히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번 기고문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거래국에 엄청난 경제적 결과를 경고하며 언급한 '경제적 D-데이' 발언을 되풀이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외 제재와 통상 압박의 최종 결정권이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려 있는 구조적 한계에 주목한다. 월가에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심리가 확산한 배경이기도 하다. 강력한 엄포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정책 기조가 언제든 완화·번복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시장의 학습 효과 탓에 베센트 장관 역시 섣불리 구체적 카드를 꺼내지 못한 채 원론적 압박에 그쳤다는 분석이 현지에서 제기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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