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현 공장說에 "다양한 검토 중"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내 용인·호남 클러스터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SK하이닉스가 해외에서도 제조공장(팹)을 지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일본은 제조업 인프라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갖춘 국가로, 반도체 기업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생산기지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일본 혼슈섬 동북부 미야기현에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에 대한 해명공시였다. SK하이닉스는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장을 지을 조건을 갖춘 장소라면 어디든 후보지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 일본, 도호쿠·규슈·홋카이도에서 반도체 육성
'반도체 부활'을 꿈꾸는 일본은 최적의 후보지 중 하나다. 실리콘 웨이퍼와 포토레지스트 등 주요 반도체 소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고, 반도체 장비 공급망도 갖췄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조업 허브 중 하나로 인재·부지·용수·전력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도 매력적이고,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에 파운드리(위탁생산)와 메모리까지 유치해 '완결형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일본 정부의 지원도 인센티브다.
실제로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용수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규슈섬 구마모토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고, 메모리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혼슈섬 히로시마현에서 새로운 팹을 짓고 있다. 마이크론이 총 1조5천억엔을 투자하고, 일본 정부가 투자금 중 3분의 1인 최대 5천360억엔을 지원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가 혼슈섬 도호쿠(동북) 지방 미야기현에서 메모리 공장을 지을 경우 TSMC와 마이크론에 이어 일본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세 번째 외국 반도체 기업이 된다.
SK하이닉스가 미야기현을 공장 후보지 중 하나로 본다는 내용은 현지 매체가 올해 초 보도한 바 있다. 일본 금융회사 SBI와 대만 파운드리 PSMC가 과거 미야기현에서 팹을 짓기로 했는데, 이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그대로 남은 부지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 부지는 용수·전력·물류·주거·생태계 등 반도체 제조공장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
무엇보다 미야기현이 위치한 혼슈섬 도호쿠 지방은 일본 정부가 규슈섬, 홋카이도섬과 함께 육성하려는 반도체 3대 거점 중 하나다. 이곳에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강자인 도쿄일렉트론 등이 생산거점을 짓고, 도호쿠대학 등은 반도체 산업에서 일할 인재를 육성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 최태원 "일본은 훌륭한 후보지"…미국 압박은 부담
그동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을 후보지로 선호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반도체 생산국이며, 전력이나 재료 등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다. 한국 이외에서 생각했을 경우 충분히 훌륭한 후보지"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도쿄 일렉트론 등 일본의 반도체 소재·장비 제조사와 상시로 연대하고 있다"며 "한일 반도체 생태계를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기업 제휴에 그치지 않고 양국의 경제 안보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다만 자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는 미국이 변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마이크론의 반도체 공장 콘크리트 타설식에 참석해 "나는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데려와 (반도체 팹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경쟁자들은 질투심을 느낄 것이고, 결국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전문 인력, 공급망이 부족한 미국에 팹을 짓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내에서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팹을 짓는 경우에도 SK하이닉스의 해외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2기 팹을 짓기로 했는데, 이를 4기로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 역시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반도체 국가산단을 기존보다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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