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있다. 2026.8.24 hkmpooh@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이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인사 권한 경계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법관 인선이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이라는 세 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청와대가 제청 단계에서부터 후보 조율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대법원장의 시간'에 대통령이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대법원장은 제청만 하면 되고 그 다음은 국회의 동의 절차로 가면 된다"며 "대통령의 시간은 마지막 임명권을 행사할 때 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 동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부적절한 사정을 이유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가 제청·동의·임명의 각 단계에서 최종적인 대법관 임명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제청권을 행사하는 대법원장의 시간에 대통령이 들어오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게 안 됐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조 대법원장이 최근 대법관 후보를 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제청한 데 대해 청와대가 기존 관행과 달랐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예결위에서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에 대해 "대통령의 임명권이 일정 정도 침해됐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 문제 여부와 별개로 대법관 후보를 놓고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에 협의해온 기존 관행과 동떨어진 방식이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제청 과정의 사전 협의는 어디까지나 관행일 뿐 헌법이나 법률상 권리는 아니라고 맞섰다.
그는 노 처장에게 "제청권 침해나 대통령의 임명권 침해라기보다는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미 아니냐"고 물었고, 노 처장은 "관행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노 처장은 대법관 제청이 최종적으로 서면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김 의원은 특히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제청 당일 만나는 것보다 그 이전에 이뤄지는 후보자 조율이 기존 관행의 실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는 당일에는 이미 조율이 끝나고 사실상 인사를 하러 가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그 이전에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이유로 마치 큰 권리 침해가 발생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방은 향후 대법관 증원 문제와 맞물려 한층 확대됐다.
김 의원은 대법관 수가 늘어날 경우 법관들에게 대법관 임명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인사권을 둘러싼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의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약화될 경우 국회 동의와 대통령 임명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져 법관 인사가 정치권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김 의원은 "제청권이 무력화되면 대법원장의 눈치를 크게 볼 필요가 없어지고 국회 다수당의 눈치를 보게 된다"며 "현재 국회 다수당이 민주당인 만큼 실질적으로 제청과 임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더 이상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게 되면 제청권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결국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대법관에 앉히기 위한 방식으로 임명제도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노 처장은 이러한 정치적 해석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법관 증원이나 법원행정처 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입법적인 문제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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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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