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에 발맞춰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6.2.12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당국이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기준은 유지하되 흑자를 내는 정상기업까지 시가총액이나 주가만으로 퇴출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지난달부터 시가총액 기준을 높이고 1천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까지 신설했지만 기업의 재무상태와 무관하게 시장가격만으로 퇴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과 관련해 "전면적인 정책 변경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미세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지난 7월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 149곳 가운데 흑자기업이 45곳에 달한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금융위는 지난 7월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내년 1월부터는 다시 300억원으로 상향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 1천원 미만인 동전주도 새로운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했다.
액면병합만으로 주가를 형식적으로 끌어올려 퇴출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정부가 상장폐지 기준을 빠르게 강화한 것은 코스닥을 이른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으로 재편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규 기업의 진입은 활성화하되 사업성이 떨어진 부실기업은 신속하게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시가총액이나 주가가 기업의 부실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재무구조에도 큰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도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난 소형주라면 시총 기준을 밑돌 수 있다.
반대로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도 테마나 수급에 따라 높은 시총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내년 시총 기준이 300억원으로 올라가면 정상적인 저평가 기업과 실질적인 '좀비기업'을 어떻게 구별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시장에서는 금융위가 언급한 '미세조정' 역시 기준 자체를 다시 낮추기보다 가격지표에 다른 조건을 결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흑자 지속 여부와 자기자본, 영업현금흐름 등 재무지표를 활용해 추가적인 회복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시총 기준을 밑돌더라도 일정 기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을 유지하고 자본잠식 등 중대한 재무 위험이 없다면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까지의 시간을 더 주는 식이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흑자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예외를 인정하기보다는 이익의 지속성과 실제 현금창출력을 함께 보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일회성 자산매각 등의 방법을 동원해 흑자를 내고 퇴출을 피하는 우회 가능성을 차단하는 대안들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을 판단하는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예상 가능한 카드다.
시장 급락이나 수급 공백으로 일시적으로 시총 기준을 밑돈 기업이 곧바로 퇴출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일정 기간 평균 시총을 활용하거나 회복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는 일부 매매만으로도 주가와 시총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특정 시점의 가격보다 일정 기간 시장가치를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과 맞닿아 있다.
아예 시가총액과 재무요건을 함께 보는 복수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도 시장에서 거론된다.
시총은 낮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과 자기자본, 이익을 유지하는 기업과 적자 누적·자본잠식 기업을 동일하게 다루지 않는 것이다.
동전주 기준 역시 1천원이라는 절대 가격을 폐기하기보다는 저가주 상태의 지속기간과 실제 기업가치 훼손 여부를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발행주식 수나 액면가 차이 때문에 구조적으로 주가가 낮은 정상기업까지 부실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다만 금융당국이 흑자기업을 상장폐지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는 방식으로 후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위원장이 "코스닥시장 구조개편을 위해 부실기업 정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한 데다 이미 시행한 제도의 정책 신뢰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시총 200억원, 내년 300억원이라는 큰 틀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금융당국의 고민은 퇴출 속도를 늦추는 것보다 '가격만 낮은 정상기업'과 '실제 부실기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구별할 것이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총 기준의 큰 틀은 유지하되 평균 시총 산정, 회복기간 연장, 이익·자기자본·현금흐름 등 복수 지표를 결합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미세조정 카드가 되지 않겠느냐"며 "코스닥 시장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정부 차원의 니즈가 강한 만큼 어떤 식으로 시장의 신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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