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SK, 5천억 넘게 쏟은 SK시그넷 '750억+α'에 손절

26.08.25.
읽는시간 0

SK시그넷 초급속 충전기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SK[034730]가 그동안 수천억원을 투자한 SK시그넷을 불과 750억원에 팔 계획을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 사업이 애초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확장성과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그만큼 어려운 것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왔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24일부터 전일까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 보통주와 우선주 최대 1천7만2천587주를 주당 8천200원에 공개매수했다. 공개매수의 규모는 약 826억원이다.

SK가 SK시그넷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매수 완료 이후 상장을 폐지하고, 회사를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 매각하기 위해서다.

잠재적 인수자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EP)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앵커EP가 2022년 SK네트웍스와 손잡고 충전 인프라 운영사인 SK일렉링크를 인수한 전력이 있다.

SK는 올해 말까지 SK시그넷 실사와 상장폐지를 마무리하고 내년 1분기에는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은 매각 가격이다.

SK는 매각 대금으로 최초 750억원을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과 연계해 최대 1천250억원(2028년 750억원, 2029년 500억원)을 추가로 받는 이익 연계 지급조건(Earn-out)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매각가가 최소 750억원, 최대 2천억원인데 SK시그넷이 작년 4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고려하면 이익 연계 지급조건에 따른 추가 대금은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익 연계 지급조건(Earn-out) 조항 안(案)

[출처 : SK시그넷 공개매수 설명서]

최소 매각대금 750억원은 SK가 이번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826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 SK가 SK시그넷에 단행한 투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손절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K는 2021년 2천932억원을 들여 SK시그넷을 인수한 뒤 3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4천282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이번 공개매수 금액까지 더하면 5천108억원이다.

SK가 잠재적 매수자로부터 최대 2천억원의 대금을 받는다고 해도 투자 대비 차이는 3천108억원이고, 750억원밖에 받지 못할 경우에는 그 차이가 4천358억원에 달한다.

다만 SK시그넷 장부에는 1천410억원의 부채도 있어 단순히 투입 자금 대비 매각가의 차이만으로 SK의 손실 규모를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SK는 이번 매각의 배경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사업적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했다.

SK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충전 인프라의 신규 투자 지연으로 충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충전기 제조업체 간 경쟁은 오히려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수천억 원을 투자한 기업을 최소 매각가 750억원에 파는 것은 사실상 회사를 정리한 것"이라며 "그만큼 전기차 충전 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한종화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