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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66%로 주주 내보내던 '포괄적 주식교환', 공정가액 적용받는다

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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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교환 가액도 '시가'서 '공정가액'으로…소수주주 축출 관행에 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사모펀드(PEF)와 지배주주가 소수주주 지분을 낮은 가격에 강제로 사들여 상장폐지하는 수단으로 쓰여 온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에 제동이 걸린다.

상장사의 합병이나 주식교환 시 가액 산정 기준을 '시가'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그간 지배주주가 임의로 정한 공개매수가가 소수주주의 강제 청산가로 둔갑하던 구조적 모순도 해소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 등의 가액을 '공정가액'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상법상 지배주주(모회사)가 대상 회사(자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제도다. 이 중 소수주주에게 모회사 주식 대신 현금을 지급하고 강제로 지분을 거둬들이는 방식이 '현금교부형'이다. 그동안 자본시장에서는 이 제도가 소수주주 축출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66%) 요건만 충족하면 반대 주주의 의사와 무관하게 100% 지분 확보와 상장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배주주가 1차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 상당량을 흡수한 뒤, 남은 주주들에게 현금을 쥐여주고 강제로 내보내는 '축출'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코스닥 상장사 커넥트웨이브 지분을 약 86%까지 확보한 뒤,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를 활용해 잔여 소수주주 지분을 주당 1만8천원에 강제 매수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소수주주 1천170명은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이뤄진 불공정한 교환이자 다수결 남용이라며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런 갈등이 반복돼 온 배경에는 교환가액 산정 방식 자체의 구조적 결함이 있다. 현행 규정상 상장사의 주식교환 가액은 최근 종가 중심의 '시가 산식'을 따라야 하는데,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시장 주가는 자연히 공개매수가에 수렴한다. 결국 이 시가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교환가액이 지배주주가 부른 공개매수가와 같아지거나, 오히려 낮아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두 가격이 같아지는 현상 자체가 애초에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심혜섭 변호사는 과거 세미나에서 "공개매수가는 지배주주가 철저히 자신에게 유리하게 임의로 부르는 호가인 반면, 주식교환 가액은 강제로 지분을 뺏기는 주주를 위해 객관적으로 산정되어야 하는 보상 가액"이라며 "주체도 목적도 다른 두 가격이 같아지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심 변호사는 "소수주주가 강제 축출되는 상황에서는 가격이 유일한 보상인데, 현행 시가 산식 탓에 축출가격이 공개매수가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이 같은 시가주의의 맹점을 조준했다. 가액 산정 시 자산가치·수익가치 등 기업의 본질 가치를 반영하도록 했고,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도 협의 불성립 시 시가가 아닌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사회는 결의 시 가액 적정성 등을 담은 의견서를 공시해야 하며, 계열사 간 딜은 경영진이 아닌 감사나 감사위원회가 외부평가기관을 직접 선정하도록 해 이른바 '주문형 평가' 여지를 좁혔다.

당장 시장의 시선은 코스닥 상장사 골프존홀딩스로 향한다.

최대주주 측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최근 주당 6천700원에 골프존홀딩스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해 의결권 기준 85%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은 공개매수신고서를 통해 향후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상장폐지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명시했다.

소수주주 측은 주당 6천700원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35배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계 펀드 터톤캐피탈은 이사회에 교환가액 산정 근거를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골프존홀딩스 주가는 7천50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며 공개매수가를 웃돌고 있다. 2차 공개매수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회사 측이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새 자본시장법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후 이사회가 결의하는 안건부터 적용된다.

다만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의 '실행 시점'을 전적으로 지배주주가 쥐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된다. 공정가액 산정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교환에 앞서 지배주주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상장 주식 평가 시에도 평가 직전 연도에 과도한 급여를 지급하거나 비용을 선지급해 '수익가치'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꼼수가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배주주가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방치해 본질 가치를 떨어뜨린 뒤, 그 시점을 골라 교환을 강행할 수 있다"며 "자본의 고의적 방치와 수익가치 훼손 행위를 막지 못하면 공정가액 제도의 실효성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여의도증권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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