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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탈달러…美 재정 우려 속 커지는 달러-원 하방 압력

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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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정부의 재정 상태와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달러화 약세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나타났던 '탈달러' 기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서 달러-원 환율에 가해지는 하방 압력도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글로벌 달러화는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장기채를 되사는 바이백 규모를 최소 40억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하기로 결정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9.6 부근에서 움직이던 달러 인덱스가 98대로 떨어지며 지난 5월 이후 최저로 내려섰고, 유로-달러 환율도 3개월여 만에 1.17달러를 넘어섰다.

바이백 확대로 장기 금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내렸던 금리가 다시 올랐으나 달러화는 낙폭을 되돌리지 못했다.

미 재무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면서까지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배경에 막대한 규모의 정부 부채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과연 안전한지 의문이 제기된 영향이다.

재무부는 지난 18일 기준 연방정부의 부채 잔액이 40조474억달러라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부채가 40조달러, 약 5경5천3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부채 증가 속도다. 미국의 정부 부채는 지난 2022년 1월 30조달러를 돌파한 뒤 4년 7개월 만에 10조달러나 증가했고, 지난 5월 39조달러를 넘어선 뒤 석 달 만에 40조달러에 도달했다.

여기에다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고, 캐나다와는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까지 벌이고 있어 미국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초기를 떠올리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 이른바 '해방의 날'에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전례 없는 규모의 관세 부과와 오락가락하는 정책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까지 유발했다.

탈달러, 셀아메리카 또는 셀USA와 같은 다양한 명칭으로 묘사된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현재처럼 하락 압력을 받았다.

작년 5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정부 부채 증가를 고려해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한 것도 탈달러 움직임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도 달러화 약세 명분이 됐다.

이에 지난해 초 110을 넘나들었던 달러 인덱스는 반년 만에 96 레벨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바이백 역효과로 나타난 이번 달러화 약세를 시장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통화가치 훼손 베팅)로 지칭하나 달러화에 대한 신뢰 저하가 배경이라는 점에서 지난해의 탈달러 현상과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당장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균열이 생기면서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내리막을 걷는 달러-원 환율을 짓누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초부터 이어진 꾸준한 하락세로 레벨이 단기간에 대폭 낮아졌는데도 상승 베팅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도 후퇴해 달러화가 힘을 잃은 모습이다.

당분간 매도 우위 수급 지형과 함께 '탈달러' 레토릭이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미국 국채금리 불안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 결렬, 미국·이란 갈등 등 대외 이슈로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달러 신뢰도 저하 우려를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재정 지배 현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처럼 미국도 비슷한 양상"이라며 "미국 재정에 대한 시장의 불신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달러 신뢰를 갉아먹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 여건은 달러-원 하락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면서 "시장의 관성을 고려해 하단을 조금 더 아래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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