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산업부, 클락슨리서치, AI 생성 이미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일본의 조선업 재건 움직임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본격화하면서 한국 조선업의 활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 조선사들이 LNG선에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경쟁보다 한일 조선업계 간 협력 가능성이 먼저 부각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나무라 조선은 사가현에 LNG선 등의 건조를 위한 신규 도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최대 투자 규모는 약 1천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대형 도크 신설은 약 9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조선업 재건을 주요 경제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전략적 민관 투자 로드맵에 따르면, 일본 민관은 조선업에 2034년까지 1조엔을 투자해 중국과 한국 대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은 2000년 전후까지 전 세계 선박 건조량 1위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조선업의 '전통 강호'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점유율이 중국, 한국에 이은 3위 수준으로 축소됐다.
최근 일본에선 이런 쇠퇴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나무라 조선의 계획은 일본 정부의 기조가 선언을 넘어 본격적인 자본 투입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일본 조선업이 공을 들이고 있는 LNG선은 한국 조선사들의 주요 시장 중 하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LNG선 발주 55척 중 36척이 'K-조선'의 몫이었다.
일본 조선업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역내 수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4월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약 70%가 일본 선주에게 인도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조선사와 비교되는 데다, 일본의 건조 능력이 확대될 경우 그동안 해외 조선소로 향했던 일본 선사의 발주 일부가 자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조선업이 당장 국내 기업들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먼저 일본 조선사의 최근 '트랙 레코드'가 취약하다. 2019년 이후 LNG선 건조 경험이 없어, 실제 건조와 인도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LNG선 시장에서 주류인 '멤브레인형'에 대한 실적이 특히 부족하다. 멤브레인형은 갑판 아래 선체 내부와 화물 창을 일체화해 적재 효율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일본이 건조한 멤브레인형 LNG선은 미쓰비시중공업(MHI)이 건조한 8척이 전부로, 마지막 선박 인도는 20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생산 규모에서도 아직 한국과 격차가 크다. 일본 조선업계가 현재 제시한 목표는 2035년께 연간 LNG선 3~5척을 건조하는 수준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해에만 71척의 LNG선을 인도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단순 설비 투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숙련 용접 인력 확보, 글로벌 선사·선주사 네트워크 구축, 선급 인증 및 실적 확보 등이 순차적으로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당장은 경쟁보다 한일 조선업계 간 협력 가능성이 먼저 거론된다. 일본 정부와 조선사들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의 국내 조선사에 LNG선 건조 기술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지난 4월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에서 주요 조선사 경영진들은 한국의 LNG선 건조 기술을 일본에 전수하는 대신 일본 해운사로부터 발주 물량을 얻어내는 형식의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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