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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이 본 이란 제재는 "앙꼬 없는 찐빵…중국이 관건"

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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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경제적 고립 작전'을 선포한 가운데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거래와 관련 기업·금융망까지 정면으로 겨냥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금융 연결망을 겨냥해 "전 세계에 걸친 이란의 금융 연결망에 대한 경제적 총공세(economic onslaught)"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디지털 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이 포함된다.

워싱턴의 제재 전문가이자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대표인 브렛 에릭슨은 베선트의 발표가 아직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디데이(D-Day)'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CBS 인터뷰에서 평가했다.

에릭슨은 "이것은 경제적 D-Day가 아니었다"며 "그것은 그 중간에 있는 어떤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중국이 구매하고 있어, 미국이 제재 강도를 높일 경우 미·중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는 미국의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발표 자체는 알맹이가 없는 것(nothing burger)에 불과했다"며 현재 단계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응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왕원 중국 런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가 시행될 경우 중국은 불가피하게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며, 그 강도는 "미국의 조치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원 원장은 "중국은 충돌을 피하고자 하는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레드라인은 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는 것이 단순히 경제적 보복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어렵게 안정시키고 있는 미·중 관계 자체를 다시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4일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이어 미·중 관계의 긴장을 낮추기 위한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 된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은 워싱턴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중국 기관을 겨냥해 정상회담 구도를 위협하는 것을 꺼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에는 그러한 판단을 바꿀 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의 왕즈천 부사무총장 역시 이란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는 상황을 양국 모두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왕즈천 부사무총장은 "미국의 조치가 매우 광범위하거나 주요 중국의 이해관계를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는 한, 양측은 이 분쟁이 보다 광범위한 의제를 압도하지 않도록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이어 "중국은 종종 즉각적인 수사적 긴장 고조를 피해왔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가 중국 기업이나 기타 중국의 이해관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을 때는 실질적인 대응 조치로 답할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이 중국에 어느 정도까지 압박을 가하느냐가 이번 '경제적 D-Day'의 실효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에릭슨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는 데 더 많은 비용과 어려움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중국이 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할 경우 이를 완전히 중단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의 제재는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노출을 피하기 위해 위험을 줄이도록 만들 수 있지만, 이 역할을 맡을 주체는 언제나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일방적으로 감내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릭슨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가 미국의 경제적 수단의 힘을 과시하는 동안 중국이 그에 상응하는 중국의 힘을 행사하지 않은 채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강화된 제재를 통해 이란 정부를 "붕괴(collapse)"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지만, 경제적 압박만으로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과연 이번 조치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지만, 전쟁이 아닌 방식으로 이란에 압박을 가하는 어떤 방식이든 지지한다"며 "경제 제재를 실제 실행에 옮긴다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지만, 중국 변수를 해결하지 못한 채로는 이란에 탈출구를 남겨두게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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