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비위 감사에 신규 투자 사실상 '올스톱'
투자업계 "당사자 비호 말고, 철저히 감사해야 재발 방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부동산투자실 내부자 비위 혐의로 평판 리스크가 부각하고 있다.
글로벌 '큰손'이자 국내 최대 투자자(LP)의 부동산 투자 업무가 사실상 한 달째 중단되면서 기관의 신뢰와 위상 저하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15일자로 부동산투자실 실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부동산투자실장은 센터필드 위탁운용사(GP) 교체 건을 비롯한 과거 투자 결정에 비위 의혹이 제기돼 일선 업무에서 분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금은 감사실을 통해 혐의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외 부동산 투자 업무를 전담하는 권한을 이용해 부당한 사적 요구를 하거나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내용의 투서까지 들어오면서 내부 감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감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투자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와 갑질 논란이 제기됐지만, 인사 조치가 선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처럼 반복되는 부동산투자실 비위 의혹에 철저한 사실관계를 규명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연금은 내부 감사로 투자 기능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의사결정권자인 부동산투자실장이 내부 감사로 이탈하면서 신규 투자 검토 및 딜 발굴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 현지 운용사와 협력해 투자 건을 물색하는 만큼 의사결정 공백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연금이 한 달 넘게 주요 투자 영역에서 업무 차질을 보이는 것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경쟁력은 물론, 기관 위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3위에 손꼽히는 (자산 규모의) 국민연금이 반복된 책임자 의혹에 투자 절차가 지연되고, 투자 결정이 막혀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연금의 전체적인 위상과 글로벌 명성에 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기관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끄러운 상황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말 기준 연금의 전체 부동산 투자액은 71조3천574억 원이다. 국내 및 해외부동산에 각각 7조6천851억 원, 63조6천723억 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실장 대기발령 이후 대행 체제로 전환해 투자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금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투자실은 대기발령으로 공석이 된 실장의 자리를 인프라투자 실장이 겸직하고 있다"며 "대행 체제로 전환해 정상적으로 투자 업무를 하고 있다. 감사에 정해진 기한은 없고,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촬영 최윤선]
동시에 이번 감사를 통해 구조적인 내부통제가 실패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된다.
지난달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 3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성명서를 내고, 연금을 향해 철저한 사실 규명과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원인은 구조적인 내부통제 실패에 있다며 내부 감사를 넘어 수사기관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연금의 회의내용 유출도 감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내부자 비위 의혹에 대한 감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행동은 "투자 기밀 유출에 대한 경위 조사가 온갖 의혹의 당사자를 비호하는 일로 변질하여선 안 된다"며 "의혹 자체를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투자실장과 비슷한 시기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윤리점검팀장도 대기발령 조치됐다.
직전에 한 차례 감사가 무혐의로 종결된 만큼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거란 추측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투자실은) 신규 투자는 물론, 모든 딜 검토를 중단하고, 기존 자산관리에 신경을 쓰는 상황"이라며 "특정 인사가 온 이후 의아한 부동산 투자 결정이 계속해 내려졌다는 의혹을 제대로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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