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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직원 안 뽑는데 실업률은 낮아'…노동시장의 이례적 현상

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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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2022년 4분기 이후 최근까지 기업의 채용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실업률도 상승하지 않는 이례적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노동시장 구직·채용 여건의 질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5일 내놓은 '국내 노동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노동시장 수급 추이를 베버리지 곡선으로 분석한 결과, 과거와 다른 '저(低) 채용-저실업' 형태의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고 밝혔다.

베버리지 곡선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 사업체의 노동수요(빈일자리율, y축)와 구직활동을 하고 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업자의 노동공급(실업률, x축) 간 우하향 관계를 그린 곡선이다.

통상 경기가 하강하면서 기업의 채용(노동수요)은 감소하고, 실업자(노동공급)가 증가하면서 곡선상 우하향하는 것이 일반적(저채용-고실업)이지만, 최근 흐름은 거의 수직 하강에 가깝도록 노동수요만 급감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특히 실제 구직인원수 대비 구인 자리수 비율이 지속 하락하면서 올해 3월 기준 구인배율은 과거 팬데믹 당시 수준까지 감소하는 등 채용수요 위축 심화가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양적·질적 저하를 모두 동반한 사업체의 채용수요가 구직자의 취업을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저하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사업체 빈 일자리 수(현재 구인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 수로 사업체의 채용수요를 의미)는 13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이후 올해 2분기에 증가 전환했지만, 전년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채용수요는 여전히 낮다.

최근 전체 빈 일자리 수 대부분은 상용직이 아닌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신규 채용수요의 질적 악화 우려를 확대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풀이했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제조업에서 안정성이 낮은 채용수요 확대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전체 취업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229인 이하 사업체 취업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중소기업 고용 기반도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경제활동 이탈 증가가 전체 노동공급의 활력을 저하하며 외견상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3%포인트(p) 감소했고, '쉬었음' 인수 비중은 지속 증가해 경제활동 이탈 경향이 강화하고 있다.

연구소는 과거 팬데믹 등 경기 수축기에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더라고 경제활동 잠재 의사가 있는 인구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비경제활동인구 증 잠재 구직과 취업 가능자를 제외한 순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증가하면서 잠재 구직의사가 저하되는 것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연구소는 "반도체 중심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구직·채용 여건의 질적 악화로 노동시장 침체가 지속되며 지표상 성장률과 체감경기 간 괴리는 더욱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호조를 통해 얻은 이익이 국내 투자와 소비로 연결돼 내수와 비반도체 산업의 생산·고용에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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