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및 동결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 등의 여파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 상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점차 물가의 2차 파급효과 우려가 상존해 있고,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의 여건이 마련됐다는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상의 시점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강한 성장이 확인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7월에 이어 8월 연속 인상(백투백)을 단행해야 한다는 시각과, 연속 인상으로 대응해야 할 정도로 물가 우려가 가중되지 않았으며 최근 국제유가 흐름, 달러-원 환율 하락 및 주식시장 조정 등을 감안하면 한차례 쉬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26일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2.75%에서 25bp 인상하거나 동결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금융기관 2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명의 응답자는 이달 기준금리가 연 2.75%로 동결될 것으로 봤다. 나머지 10명의 응답자는 기준금리가 3.00%로 25bp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9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앞서 지난 7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8월 인상을 가늠하기 위해 봐야 할 지표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꼽은 바 있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3.7% 올랐고 특히 국내총소득(GDI)이 15.6% 급등하며 38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를 나타내며 시장 예상보다 다소 낮게 나타난 바 있다. 생활물가도 2.5%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상승률이 둔화했는데, 근원물가만 전월 대비 소폭 가팔라진 2.6% 상승한 바 있다.
이 두 지표에 대한 한은의 해석은 2주 전에 열린 유상대 전임 부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당시 유 전 부총재는 성장세는 이례적으로 높고 물가는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끈적한 모습을 보이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 속도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고 선제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큰틀에서는 8월 인상에 더 무게를 두는 쪽이었다는 시각이 강했다.
그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한은이 8월 연속 인상 관련 확언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매파적인 스탠스를 내비치고 있다는 데 집중했다.
금리 인상 결정이 이뤄진다면, 금통위원 1~2인의 동결 소수의견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한은의 시선 자체에 매파적인 뉘앙스가 짙은 것 같다"며 "유 전 부총재도 통화정책이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일단 연속 두 번 인상하고 인상 효과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우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물가의 2차 파급효과 혹은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제로 8월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7% 수준으로 유지됐다. 3년과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도 각각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도 1,300원대로 하락해 통화정책에 여유를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동결 결정이 이뤄진다면, 이 또한 금통위원 간 박빙 결정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성장이 강한 것은 맞는데, 연속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수요측 물가 압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며 "한은이 강조한 7월 소비자물가를 살펴봐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소폭 올랐지만, 헤드라인과 생활물가는 상당히 둔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상과 동결 뷰가 모두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금리 결정 자체가 시장 영향력이 클 수 있겠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더해 내년에 도달할 최종금리 레벨을 파악해볼 수 있는 점도표에 대해서도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점도표는 6개월 후인 내년 2월 금통위의 금리 수준에 점이 찍힌다. 대체로 3.25%와 3.5%에 점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3.75%에 몇 개의 점이 찍히느냐가 관건일 수 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점도표상 3.75%에 점이 찍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뷰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혹시 3.75%에 점이 찍힌다면 시장이 반응할 수 있고, 신 총재의 점일지 가늠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상한다면 점도표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점도표의 중간값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면 시장은 오히려 안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에 권민수 신임 부총재가 취임 이후 첫 점도표를 찍게 되는데, 점도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권 부총재가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인데, 점도표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될 수 있을지도 지켜보려고 한다"며 "다만 신 총재와 엇박자는 나지 않을 것 같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8월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폭에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주 수정 경제전망을 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 내년의 경우 2.2%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유지했다. 통상 KDI와 한은의 경제전망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곤 한다.
E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제는 올해 성장률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더 중요한 시점이 됐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2.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전망치에 따라 추가 인상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를 시장이 예측해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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