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노현우의 채권분석] 파도 일어도 유조선은 간다

26.08.2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제유가 하락에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중단기보다는 장기 위주로 강세가 진행될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주가의 급등 흐름이 아시아장에서 이어지면서 채권시장 강세를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에 빗대 표현했던 '유조선'은 두 가지 항로에서 모두 움직이고 있다. 기준금리는 인상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과 이란의 화해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이전보다 확대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의 주요 인사들이 "무니르와 가진 회담에서 이란의 입장을 파키스탄 측에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당시 철수시켰던 중동 지역 대사관 외교관들을 다시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가 미국이 가까운 시일 내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 백투백 무산되면 상당한 동력 손실

최근 글로벌 채권 강세와 외국인의 포지션 확대에 중단기 구간이 강해지면서 금리동결 기대도 커지는 양상이다.

다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다. 인플레 불확실성이 완화하는 국면이라면 통화당국의 긴축이 예정됐더라도 헤지펀드 등 액티브 외국인 투자자는 포지션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특수 요인인 가파른 국내 경제 성장세가 어느 정도로 금통위에서 영향력을 보일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마이너스 GDP갭이 올해 이미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가파른 성장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물가 목표 대비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추가 긴축의 논거는 강화했다.

백투백 인상까지 필요할 정도인지를 두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결정은 인상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근원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한 실질 기준금리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금리를 올려놓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처음 백투백 시나리오를 꺼내 든 주체는 신현송 총재다. 2분기 성장률과 물가 지표 확인 후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 유상대 전 한은 부총재의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금통위는 시장과 소통했다.

당초 계획하지 않았던 '통화정책 운용' 파트까지 발표 자료에 넣으면서 집행부는 채권시장과 소통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상황에서 백투백 인상이 무산된다면 이는 상당한 정책 동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 대응에 채권시장 기대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략 실패라 볼 수 있다. 백투백 인상을 앞두고 시장이 긴축됐다가 동결 결정에 오히려 완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 간담회에서 근원 인플레의 목표 수렴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근원물가라는 것은 자체의 포물선을 그려가는 게 아니고 통화정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궤적이 바뀌게 돼 있다"며 "통화정책을 잘 쓴다면 그게 오랫동안 목표 수준보다 높게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새로 취임한 권민수 부총재의 금리 인상 부작용 등 발언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지만, 당시 발언은 원론적인 것으로 금통위 신호를 담은 것이 아니다. (지난 8월21일 오후 3시15분 송고한 '금리인상 부작용' 언급한 한은 부총재…금통위 도비시 신호일까' 기사 참조)

한은

◇ 한은의 인플레 추정 논리, 기각할 정도로 반론 강하기 어려워

통화당국의 선제 긴축 논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전일 소비심리지수가 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업 심리지수는 비제조업까지 반등하며 회복세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한은은 이례적 소득 증가세가 점차 내수로 파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던 시기에는 투자가 즉각적으로 늘고, 소비도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과급 지급과 정부의 재정 집행 시기 등을 두고서 불확실성이 있지만, 내년 기업의 막대한 이익이 가계와 정부 주체를 거치면서 소비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공급 측 물가 압력과 이에 따른 2차 효과도 선제 대응 필요성을 키우는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이 금통위 직후인 오는 30일 공개하는 보고서의 제목도 '수요 주도 물가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다. 헤드라인 인플레는 크게 높지 않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이 이어지면서 근원 인플레가 끈적끈적하게 잘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금통위원들이 가파른 성장에 따른 수요측 인플레 우려에 대해 어느 정도로 동의 하는지는 점도표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들이 각각 세 개의 점으로 본인의 기존 전망뿐만 아니라 상·하방 위험에 찍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3.75%에 일부 점이 있는 것도 이상치 않다. 이 경우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성장률이 종전보다 크게 개선되고, 근원 인플레 전망치가 올해와 내년 모두 상향되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도비시하게 흐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한국은행

hwroh3@yna.co.kr

노현우

노현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